-
-
내 남자의 사생활 - 여자, 남자를 재구성하다!
EBS 다큐프라임 [남자] 제작팀 지음 / 블루앤트리 / 2012년 12월
평점 :
내 남자의 사생활
여자 남자를 재구성하다

"내 남자의 사생활"은 EBS 다큐프라임 "심리다큐 남자" 를 통해 방영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수컷의 몰락" 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가정에서,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남자들에 대한 심리적, 행동적, 신체적 분석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남자들의 사생활" 이 가정하고 있는 독자는 "남성" 이 아니라 "아내 , 엄마 , 연인으로서의 여자들"로
철저하게 여자들의 입장에서 남자들을 이해해보고, 보다 행복한 결혼생활, 연애, 양육을 할 수 있게 해주려는것이 이 책의 궁긍적인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는 막연히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다른지" 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은 part.1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를 절반가량 읽으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
남자 |
여자 |
|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
목표지향적
누군가가 자기를 필요로 할떄 긍지
신로, 인정, 감사해주는 사랑
항상 자기가 옳은 것처럼 해동 |
남자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관계지향적
누군가 자기를 사랑할 때 마음 움직여
관심, 이해, 존중해주는 사랑
남자에게 불만, 이의표지 |
또한 남녀의 차이를 정리해놓은 이 표를 보면서 어쩌면 우리 부부와 그렇게 같은지 하나 하나 읽어보며
우리 부부의 연애시절, 결혼시절의 에피소드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었다.

part.1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님자의 특성 - 일, 건강, 섹스 , 열정.
그리고 그러한 남자의 특성을 침해받는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남자들.
남자들에게 있어 "체면" 은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을 서슴치않게 하게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남자에게 있어 " 인정 "은 최고의 보상이다.
"단신이 최고야", "당신이 꼭 필요해" 와 같은 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이 남자다.
하지만 반대로 인정을 못받으면 체면이 손상되는 모욕을 느끼며 쉽게 흥분하고 좌절한다.
또한 남자들은 '남자다움' 에 대한 왜곡된 학습으로 말미암아 자신들의 감정을 조절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데 무척 미숙하다.
따라서 여자들은 남자의 이러한 특성을 인식하고 여성들의 수다처럼 자신들의 감정을 편안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part.2 남편이라는 나만의 남자
미국의 여성 인류학자 헨렌 피셔에 따르면 사랑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사랑의 3단계
1단계 갈망 - 특정한 이성에 대해 사귀고 싶은 강한 욕구
2단계 끌림 - 특정한 이성에게 완전히 홀려 넋을 잃은 정도가 되는 상태
사랑의 절정으로 남녀는 결혼을 하거나 성적 결합을 갖게 된다.
3단계 애착 - 열정적인 사랑은 잠시 식어가지만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
끌림에서 애착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결별, 이혼 등의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한다.
하지만 애착시기가 찾아온다고해서 사랑하지 않는것도 아니며 남편의 사랑이 본질적로 변함없다는 확신과 믿음을 갖는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어쩌면 남자들이 바라는 이해와 존중, 위안과 배려이다.
또 여자들이 그렇게 행동할때 남자들의 사랑은 더 깊어진다.
또 흔히 말해 "눈에 콩깍지가 씌웠다" 라고 칭하는 끌림의 단계보다는 애착, 우리말로 하면 정(精) 이라고 할 수 있는 3단계의 사랑속에서
두 사람은 더욱더 성장하고, 평생을 함꼐 할 동반자로서, 동지로서 굳건하게 다져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랑이야 말로 무수한 감정적 변화를 동반하는 낭만적 사랑과는 다른
남녀가 서로 다른 정체정을 인정하고, 사랑의 공유과정을 통해 서로 이상적인 관계를 추구하려는 '합류적 사랑' 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또한 " Part.2 남편이라는 나만의 남자 " 편에서는 결혼의 중요한 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터부시되고, 공공연히 말하기가 꺼려지는 "부부사이의 성관계" 에 대한 문제도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공감을 했고, 다른 부부들의 생각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좋았다.

part.3 아들, 또 다른 나의 남자
어쩌면 대부분의 아내는 아들을 낳고 키우면서 남자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게 되고
진정한 남자다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 역시 남편에게는 살짝 미안한 말이지만 아들을 낳고 그 아이가 자라면서
나와는 분명히 다른 남자의 특성, 본능, 호기심등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긱해보고 이해해보려고 했던것 같다.
남성성이란 무엇인가
남자다움, 근면함, 자립심, 용기, 결단력, 절제, 명예, 자립심, 적응력, 책임감, 포용력, 관용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이고 올바른 남자다움, 시대에 부응하는 남자다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시간에 걸쳐 의식화되고 체질화 되는 것인 만큼 엄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것이 남자에 대한 이해, 아들에 대한 이해인것이다.
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아들의 존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양육법과 훈육법, 교육법이 있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 긍정적이고 올바른 남자다움이다.
아들의 행동성은 본능이다
남자의 용기, 대담함, 모험, 도전, 적극성, 활동성 등의 원천이 되는 행동성.
그런데 이러한 행동성은 어린 시절부터 발현되고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가장 활성화된다.
말하자면 남자아이들은 가장 왕성한 행동성을 보이는 시기에 교실에서, 집에서, 학원에서 얌전히 가만히 앉아있으라는 훈련을 받는 셈이다.
그러니 이러한 활동성을 억압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되며 , 공부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남자아이들의 행동성을 지나치게 통제하면 억압을 느끼고
너무 방치하면 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인다고 하니 행동성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얌전하도록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거나 적당한 신체활동을 할 기회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엄마에겐 너무 힘든 아들의 성 교육
남자인 아빠가 성교육을 해주면 좋으련만 사실 아빠도 자라면서 가정에서 성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교육 주로 담당하는 엄마에게 성교육을 도맡게 되기도한다.
하지만 여자인 엄마가 남자의 성교육을 하기란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이런 경우엔 오히려 성 상담 센터나 청소년의 성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참고로 남자아이의 자위행의 경우엔 그냥 내버려두고 모르는 척 하는 편이 낫다고 한다.
너무 지나칠 경우엔 문제가 되겠지만 적당한 자위행위는 오히려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기 때문이다.
part.4 여자가 남자를 만든다
이번 장에서는 앞에서 말한 남자들의 위기상황과 특성을 되짚어 보고 여자들이 어떻게 하면 남자들의 서투른 감정표현을 이끌어내며
그들과 더불어 행복한 결혼생활 , 육아, 연애를 할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part.2 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부부들의 성에 관한 고민과 해결책을 조금더 심화해서 알아보기도한다.
어쩌면 이 책은 아들을 둔 엄마나 결혼한 여성만이 아니라 모든 여성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인듯 싶다.
매일매일 사회생활을 하며 마주치는 남자들, 그들의 당황스럽고 조금은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들을 둔 엄마는 아들에 대한 기대와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고,
성인이 된 아들을 놓아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엄마가 있어야만 내 아들이 진짜 남자다움을 갖춘 , 멋진 남자로 성장할 수 있기때문이다.
" 내 남자의 사생활 " 을 읽으며...
처음 나는 호기심으로 "내 남자의 사생활" 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모르는 남자들의 본성은 무엇이며, 본심은 무엇인지 궁금했었기 때문에.
또 처음에는 이 책이 "수컷들의 몰락"이라고 일컬어지는 요즘 남성들의 위기상황에 대해 위로하고 변명하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내 남자의 사생활" 은 어쩌면 "여자와 다른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남자와 여자 모두를 아우르고 보듬어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 연애시절, 그리고 8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무런 위기도 다툼도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남편과 내가 만들었던 위기와 다툼의 원인은 어쩌면 심각한 잘못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다른 성향을 이해하지 못했고, 서로를 고집했기 때문이었을거다.
또 앞으로도 그런 위기나 다툼은 언제든 찾아올 것이다.
의도했건 아니건간에 다툼은 찾아고, 위기를 맞이하게 될것이다.
하지만 "남자들의 사생활"을 읽으며 깨달았던 남자들의 본성과 본심, 그리고 고충을 떠올리며
한결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혜로운 안목으로 남편과의 갈등을 지혜롭게 이겨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또한 이제 일곱살인 아들에게 어쩌면 나는 이미 너무 많은 내 기대를 불어넣었고, 욕심으로 아들을 힘들게 했다는 반성도 했다.
나와는 다른 남자인 아들에게 나와 같기를 바랬고 그것이 아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채 나와 아들 모두를 힘들게 한적도 많았다.
그래서 참 많은 반성을 했더랬다.
우리집에서 유일한 여자인 나.
여자인 나를 더 배려해주고, 위해주고, 이해하달라고 두 사람에게바라고 요구하기 이전에
내가 그들을 남자로서 더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나의 결혼생활, 육아 , 교육은 좀더 풍성하고 매끄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깨달음으로 이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