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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대장 물리치는 법 ㅣ 저학년 사과문고 1
송언 지음, 김유대 그림 / 파랑새 / 2012년 5월
평점 :
"주먹대장 물리치는 법" 은 어디나 있을법한 친구들과의 갈등,
특히나 힘자랑하기 좋아하는 친구와의 갈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년이면 초등학생이되는 우리 밤톨이와 같이 읽으면 좋을것 같아
제목만 보고 "이거다" 싶어 선택한 책이다.
걸핏하면 아이들을 떼리고, 물건을 빼앗는 "조주먹"과
그런 조주먹을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덤비기는 힘든 주인공 나, 진욱이.
그리고 계속 맞으면서도 조주먹과 싸우는 삽사리 한솔이.

이 아이들이 어떻게 친구가 되어가고, 어떻게 주먹대장의 마음이 열리는가가 이야기의 핵심이다.
사실 이야기를 읽기전부터 나는 약간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내가 어린시절 읽었던 동화들처럼 , 조주먹과 아이들이 다투다가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뭐 그런 이야기.
혹은 조주먹이 그렇게 주먹을 쓰게 된 것에는 아픈 가족사가 있다 뭐 그런 이야기가 있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없다..그런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주먹대장의 마음을 한번에 사로잡고, 조금은 누그러지게 만든것에는
삽사리라 불리우는 한솔이의 딱지치기에 있었다.
5장을 갖고 딱지를 치는데 4장을 따고 나면 한장은 져주고,
다른 아이에게 딴 딱지를 은근슬쩍 주면서 마음을 풀어주는것.
지금 이 순간 주먹대장이 원하는것이 무엇인지를 읽어내고
그 마음을 채워줬다, 애태우다 하며 삽살이 한솔이는 주먹대장을 친구로 만드는거다.

그리고 막연히 주먹대장과 맞서 싸우고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주인공도 무언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주먹대장을 물리치는 법"이 무엇이라고 이 책은 끝까지 시원스레 말해주지는 않는다.
또 친구란 이래야한다라고 교훈적인 설교도 하지 않는다.
나는 그 점이 참 좋았다.
나도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으며 아이에게 이야기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아니면 어떤 질문을 해볼까..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으니까.

아직 글밥이 좀 많기도 하고, 유치원 생활이 교우관계의 전부인 아이라
또 이런 갈등상황을 접해본적도 없어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내가 읽어주며 아이와 이야기를 해보았더니 아이는 그런다.
"이렇게 친구를 괴롭히는건 참 나쁘구요..싸우고 싶기도 하지만..
전 주로 그냥 무시하려구요. 싸워봤자 마음만 상하고..그 친구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쓸데없는 짓 같아서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친구와 친구가 될 수 없는건 아니예요.
그 친구가 사과하면 언제든 받아줄 수 있는거니까요."
그래. 친구란 그런거지.
때론 다투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지만,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은 없는건지도 몰라.
"주먹대장 물리치는 법"은 열린결말이 주는 신선함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