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정중할 것 -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
호르스트 코넨 지음, 한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느낀 것 중 큰 것은 식당 직원과 손님과의 관계이다. 한국의 모든 알바생들을 내가 대변할 수 없듯이 내가 가본 일본 식당들이 모든 일본의 식당을 대변하지 못할 것이지만, 알바생과 손님의 관계는 직장 동료의 동료와 같았다.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 대 사람으로의 정중함을 가지고 대하되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려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서로 존중한다. 한국의 직원과 손님과의 관계는 한국의 보편적 인간성과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개선되어야한다.

 

   서로에게 정중한 것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나에게 무한히 정중하고 싶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정중의 정도가 다소 높아 혼자 벽을 치는 일이 많았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었고 그동안 잘 살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화가 다른 부분에도 미쳤기 때문에 방식의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한국의 알바 인권이 바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겪었던 무례함과 비인간적인 상황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이후로도 계속해서 머리에서 맴돌고 있다.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화는 약 10년간 모아두었던 화보다 더 깊고 진하게 남았다. 가장 큰 스트레스를 안겨준 세 모녀를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자 더욱더 치유하는 시간의 필요성을 느꼈다.




   알쓸신잡의 김영하 작가의 노트와 이탈리아식 낙천주의에 영감을 받아 내가 기쁜 순간들을 적어두려고 작은 노트와 주머니달린 셔츠를 구입해버렸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가볍게 소유하는 습관과 상충할 수 있지만 나는 벌써부터 행복해졌다.


아름답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을 무신경하게 지나치지 않는 것이 행복을 부르는 비결이다.”

 

   한 때 티tea에 꽂혀 아침마다 나만의 의식처럼 10분씩 아무생각 않고 차가 알맞게 식어가기를 기다렸었다. 그 작은 10분으로 하루가 길어졌었던 것 같아 이제 자기 전에 끓여놓고 밤새 식혀, 아침에는 얼음을 넣어 차갑게 식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책에서 나오는 모든 방법을 한꺼번에 몰아하기 보다 차를 마시며 오늘은 어떤 마음 미션을 시도해볼까 하며 하나하나 익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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