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왜 하필 아몬드일까. 호두일수도, 땅콩 일수도 있는 그것은 모두에게나 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감성적인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인지 헷갈려졌다. 읽는 도중에는 그렇게나 감정이 꽃폈는데, 읽고 약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나도 오히려 주인공 같은 사람일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이 폈고, 비가 내리고, 친구랑 웃고 떠들었지만 뭐. 그닥.

   손원평 작가의 첫 작품이 맞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최근 편혜영 작가의 재와 빨강을 읽고 온갖 회색을 찾다가 이 작품을 읽고 봄을 함께 맞은 기분이다. 제목의 무심한 글씨체와 무심한 이 눈빛. 내가 이런 눈빛을 가지고 있다면 벚꽃의 피어남과 비가 내려 벚꽃강을 만드는 장면들을 더 세세하게 기억할 수 있을까.

   감정은 무언가에 기인해서 일어났다. 어떤 때는 음악으로, 냄새로, 바람으로 기억해 감정을 솟아오르게 한다. 아몬드가 내 마음의 이곳, 저곳을 찔러 그것들을 숨겨놓고 한 번쯤 그것들과 놀이를 하나보다.

나에게 책은 모든 감정의 스승이다. 책 모서리로 꾹 눌러쓴 그것들 중 아직 떠도는 책장들도 많고, 이제 새것으로 바꿔야 할 것들도 많다. <아몬드>는 청산별곡을 풀어주는 국어선생님같이 감정들의 골목을 가르쳐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