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끝 마을 - 레벨 3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조성자 지음, 김종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하늘 끝 마을' 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바르고 용기 있는 헌자, 마음이 따뜻한 고운이, 시샘 많은 지영이, 늠름한 준형이, 어른스러운 연정이, 느티나무 같은 아빠와 다정한 엄마, 개구쟁이 헌우 등등. 그리고 판자촌 사람들과 궁전 아파트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 우리도 함께 있다.

많은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따라가면서 어느 순간에는 헌자가 되고 어느 때에는 고운이도 되고 다시 다른 때에는 연정이가 되고...... 그러면서 자꾸만 내 마음이 탈바꿈을 한다. 그래서 부모님을 자랑스러워하는 헌자의 마음도 가지고 친구를 독차지하려는 지영이의 질투심도 알고 홀로 서는 연정이의 허전함과 눈물도 느낀다. 그런 이유로 이 이야기는 책을 열기 시작하면 단번에 읽어버리게 만든다.

어른이 읽으면 저절로 이야기 속 아이들이 되어 그들의 상처와 아픔에 젖어 울다가 스스로 일어서는 아이들의 대견한 모습에 안도하고 감동한다. 한편 내 아이가 읽을 때는 감동받은 엄마의 차근한 배경 설명이 더해진다면 판자촌과 철거민을 다 알진 못해도 헌자네 가족에 대한 공감을 이어가기에 충분할 것이다.

내 아이의 소감은 간단했다. 부유함과 가난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친구를 차별하는 것은 바보 같다고. 생소한 낱말도 가득하고 헌자 또래의 정서에 동승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했구나 싶어 다행이다.

말도 안 되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자꾸만 나누기 한다. 부자와 가난한 이, 많이 배운 이와 덜 배운 이, 예쁜 외모와 평범한 외모 등 나누고 또 나누면서 차별하고 차별 받으면서 말이다.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배운다.

처음 만나는 독특한 어휘는 사전 찾아보기의 수고를 아깝지 않게 한다. 새로운 맛을 보게 해 준 글쓴이에게 고마운데 아이들이 술술 읽어나가기에는 조금 힘들기도 하다. 물론 색다른 우리말 익히기와 어휘력 향상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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