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읽고 쓰는 일들.... 일상의 소소함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사로 잡는다. 하물며 그 소소한 일상의 주인공이 쉽게 주변에서 만날 수 없는 카피라이터라면? 더 이책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읽다- 카피라이터의 독서란 이런 것이다. 이런 느낌으로 시작될 줄 알았던 읽다의 장에서는 우리 모두가 겪는 독서의 어려움이 담겨 있다. 읽고 있지만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평범한 기억력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사실 모두 그렇다. 좋은 영화를 봐도, 좋은 그림을 봐도 내 기억 속에서는 내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기억이란 놈도 나이를 먹어 같은 감동을, 기억을 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난 시작했다. 꾸준히 독서 노트를 작성하는 것을. 나중에 다시 봐도 감동은 그때마다 다를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장이었다.
˝그런데 책이 이상했다. 책이 아팠다. 두드려 맞은 것 같았다. 오랜 시간에 걸쳐,갖은 방법을 통해 고문을 받은 사람의 모습을 책으로 재현한다면 그 모습일 것 같았다. ˝

듣다-모두들 그런 노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철 지난 유행가를 들을 때 그때 들었던 내 상황과 추억이 같이 떠 올라 그 흔한 노래가 세상 나만의 것이 되어 버리는 그런 곡. 한 곡만이 아닐 것이다. 나도 있다, 그런 노래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듣던 노래들. 가수의 이름도 모르면서,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조차도 모르면서 듣던 노래들. 그 노래들을 10년만에 다시 발견하여 들을때의 그 느낌이란!! 작가도 있다. 밤샘작업을 위해 듣는 노래가, 주말에 대청소를 할 때면 틀게 되는 그런 그때그때 상황에 듣는 노래가. 그런 일상을 공유 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란 걸.

찍다-사진을 찍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눈을 갖게 된거라단 그 말. 내게는 책이 그렇다면 작가에게는 카메라가 그러하다. 그 새로운 눈은 아름다운 것을 단순히 아름답다 말 할 수 있게 해주고, 작은 골목에 들어선 이방인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 여러가지 이야기를 떠드는 벽들을 만나게 해주는 작가만의 특별한 눈이다. 그 눈이 작가로 하여금 어느 도시,어느 곳을 가게 되든 그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만 하다.

배우다-배우는 것이 천직인 것 처럼 가만있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란 느낌이 든다. 여섯살 때부터 가만 있질 못했다 하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 그가 세계6개의 언어를 배우고 공방을 가게 된 계기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그 성격에 비하면 지금 그 정도는 유순하다 볼 수 있겠다. 그런 그녀에게 카피라이터라는 어찌보면 천직인 것 같다. 느껴보지 못해도 써야 하고, 모르는 일이라 해서 포기했다면 진작부터 그런 직업을 초기해야 했을 테니까. 앞에 장들에 비해서 점점 그가 하는 직업에 대한 느낌이라던가 상황이 더 많이 묘사가 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쓰다-카피라이터라는 나무가 자라는 작가 안에서의 글쓰기와 본인이 쓰는 글에서의 격차가 느껴졌다. 이 장에서는 작가가 체험한 일들이 많이 묘사가 되었는데, 세상 모든 이들에게 각인을 주는 문구를 만드는 이도 사실은 팀장님의 의도로 따라야 한다는 것을, 작은 의견 차이로 선배와 다툼이 있었던 것을, 그리고 전혀 모르는 야구에 대한 로고송을 제작한 일화에 대해서도 모두 웃음짓게 만든다. 아,카피라이터도 그냥 나와 같은 평범한 회사원이구나 했다. 즐거웠다. 나도 모르는 것이라고 도망가지 말아야 겠구나 그렇게 느꼈다. 카피라이터의 진짜 사회생활 이라던가, 어떻게 저런 카피가 나올까? 그 과정이 정말 궁금했던 사람들은 이 마지막 장만 봐도 충분할 것 같다. 결국 그녀는 이 마지막 장에서 모든걸 말해 주니까.

소소함에 끌려 읽은 책이 나와 공감하게 되고 그녀의 일상을 조금이라도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매일 읽던 소설책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던 에세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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