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Happiness (Paperback, Reissue)
Epicurus / Penguin Group USA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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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쿠로스 하면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배웠던 에피쿠로스 학파가 떠오르게 된다. 당시 쾌락주의 학파로만 배웠으니, 실제로 방탕하고 술과 성적 유희에 탐닉하는 삶을 추구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그의 남아있는 글을 읽어보니 오히려 실제로는 보기에 금욕적이고 탈속적인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에피쿠로스 학파가 추구하는 쾌락은 아타락시아라는 그리스 어로 표현이 되는데, 우리말로 하면 마음의 평정, 영어로는 tranquility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의 안정과 동요 없는 상태야 말로 살면서 추구해야할 지극한 경지라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세상에 대한 앎, 즉 과학적 태도라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과학적 지식을 통해 세상을 알게 되며, 마음의 불안과 고통을 감소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쾌락주의는 방어적 쾌락주의, 즉 삶의 쾌락을 늘리는 것을 추구하는게 아니라 불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중점적으로 에피쿠로스가 비판하는 것은 세속적인 종교인데, 흔히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종교에서 볼 수 있는 복종을 강요하는 교리, 사람들을 사후 세계로 위협하여 마음을 동요시키는 종교적 미신을 비판하였다.

 그렇다면 에피쿠로스는 어떻게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는가? 기본적으로 그의 태도는 유물론적, 즉 세상은 물질의 조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모든 것은 원소라 할 수 있는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데모크리토스의 철학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한 원소들의 조합을 연구하고 사물의 현상을 탐구해 나가면 세상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당시 그리스에서 유행하던 천체운동에 대한 탐구로서 천문학을 탈(脫) 신성화 시킬것을 주장하면서, 모든 것은 물질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기본적으로 여성과 노비를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그리스 시대에서, 에피쿠로스 학파가 머무는 정원에는 여성과 노비들도 신분에 제약받지 않고 모여들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철학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족할 수 없는 자에게는 진정한 행복도 없을 것이라고 설파했던 에피쿠로스는 그 이후 서양 합리주의 과학 사조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쾌락과 오락은 넘쳐나도 한쪽 마음에 허무함이 남아 있는 듯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행복은 무엇인가를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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