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마이클 페피엇 지음, 정미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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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Art is life Life is Art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예술이요, 집 앞 텃밭에 농사를 짓는 것도 예술이다.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도 예술이다. 나는 모든 것이 다 예술 행위라고 생각하며 삶에 임하고 있다.

 

그러던 중에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예술가가 궁금해졌다.

이 책은 여러 예술가가 등장하지만 개개인의 사진은 있어도 작품들을 칼러풀하게 보여주진 않는다. 만약에 그 많은 예술가의 주요 작품을 올 칼러로 넣었다면 책 구입비가 어마어마 해졌을 것 같다. 들고 다니기에는 큰 책이지만 여러 작가들에 대해 알게 되어 뇌가 똑똑해지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특별히 와닿은 몇 예술가를 정리해보았다.

 

오브리 비어즐리 : 짧았던 찬란함

p82 “비어즐리는 드로잉을 단순화시켜 세세한 정교함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디테일까지 없앴다. 거미줄을 쓸어 내 듯 과격히 정리했다. 그때부터 표현의 최소화가 그의 작품에서 갖아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을 주는 요소가 되어, 이후의 드로잉들을 보면 노련한 생략미가 돋보인다. 그 시대의 패션을 과감히 패러디하고 비현실성을 구제해 준다

비어즐리는 삽화 작업 못지않게 문화적 야심을 갖고 집필을 직접한다. 로맨스 소설도 쓰고(완결은 못했지만) 퇴폐적인 글을 적었다.

p89 “비어즐리는 그의 작품 중 최고 걸작 드로잉만큼이나 간결하고 예측 불가인 삶을 살다 갔고, 사후에 가장 오만했던 순간의 자신조차도 예측하지 못했을 만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드로잉은 미가 아니라면 결코 무엇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정신을 상징한다.”

 

호안미로 : 시인 중의 화가 p96~113

미로는 직접 시를 쓰기도 하고 다수의 그림을 그림 시회화 시라고 불렀고 하이쿠식 시같은 작품명을 붙였다. 그 중에 <새의 날개에서 떨어지는 이슬 한 방울이 거미집의 그늘에서 잠든 로살리에를 깨우다>, <인광을 발하는 달팽이 자취에 밤길을 안내받는 사람들>, <여인들과 새들의 성을 어루만지는 분홍빛 황혼> 시 한편을 읽는 것 같다.

미로는 파리에서 실험적인 글을 쓰는 선도적인 작가 몇몇과 이미 교류하고 있었고 훗날의 회고담에서 그는 내가 시인들과 자주 어울렸던 것은 형상을 넘어서서 시를 이뤄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처럼 미답의 영역으로 조용하면서도 놀라울 만큼 과감히 들어선 미로는 즉흥적이고 기묘한 이미지를 쏟아냈다. 미로의 작품 중에 삽화를 그린 현대시가 많다. 차라와 레리스부터 엘뤼아르와 브르통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가의 작품 삽화를 그렸다. 미로는 시가 없었다면 화가가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시는 언제나 그의 손이 쉽게 닿을 곳에 있었다.

 

크리스티안 샤드 :1920년대의 초상

p 140 “70년의 세월이 흘러 샤드가 1920년대에 그렸던 일련의 초상화들을 쭉 보면 그 시대를 비상한 통찰력으로 명쾌하게 꿰뚫어 놓은 일기를 읽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이 시대의 그림 중에 두 세계대전의 정 중간이던 시절의 열벙적인 현대성과 불안정한 흥겨움 속으로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뛰어난 작품은 드물다. 샤드 자신이야말로 그 시대의 가장 잊지못할 인물이다. 다른 무엇보다 대리석같이 창백한 안색과 숙명론적 시선에서 그들의 세상이 곧 영원히 사라지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

 

도라 마르 : 피카소의 그늘에 가려진 예술가

p148 “도라는 내성적이고 고집이 센 편이었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는 아니었다. 그림 공부를 했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만 레이와 친분이 있었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취재 활동에도 나서있던 중이었다.”

피카소의 여성 편력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여인이 (개인적 생각으로는) 도라 마르이다. 똑똑하고 주체적인 여성이었던 도라는 피카소에게 우는 여인시리즈 영감을 주었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두 사람 사이도 금이 가고 피카소의 도라 그림은 야만적이고 왜곡되어 잔인한 독기로 표현되었다. 마침내 결국 헤어진 뒤 도라는 우울증에 빠져 기분이 오락가락했다. 이별과 치료를 견뎌내고 신심이 독실해져 수도사에 가까운 삶을 살아간다.

그녀는 스스로를 작가로 인정받고 싶어했으나 그녀의 그림도 사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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