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책 - 읽기만 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김경윤 지음 / 오도스(odos)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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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부터 내 마음을 움직이는 '읽기만 하면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책쓰는책!'



2008년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에 내가 활동하는 단체에 책을 써달라는 연락이 왔었다.

책을 쓸 생각에 모두 욕심을 냈는데 결국에 의견이 맞지않고 사람이 많아서 조율이 힘들어 많은 사람들이 쓰기 자체를 포기했다. 그 때 내가 우연하게 들어가게 되었다. 2007년에도 책을 내고 싶은 열망에 글쓰기 수업도 들었었고 내가 쓰고싶은 책의 목차도 만들었었다. 그런데 책쓰기의 가장 기본인 컨텐츠보다 글을 연속적으로 쓰는 행위의 진행이 더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는 4명이 기한을 정해서 쓸 부분을 나누어 그 단체 성격에 맞는 글과 사진을 찍고 모여서 합치는 작업을 했다. 출판사가 먼저 연락을 왔던 것이기에 우리는 그저 쓰고, 맞춰 보기만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편리한 진행이었다.

저자 4명에 내 이름이 나왔다. 기뻤다.

그 경험을 토대로 다시한번 책을 이번에는 내 이름으로만 된 책을 쓰고 싶었다.



기획서만 여러번. 진행하다 중간에 포기.


2013년에도 아이를 친정어머니께 맡기고 동네 도서관에서 오전 3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썼다. 책을 쓰고 싶어서였다.

책 제목도 지어놨다. '미국 동부 미술관 투어' 자료도 있고 내가 잘 찍어온 사진도 풍부했다. 그리고 시간도 정해놓고 글을 쓰니 꼭 이루어낼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당시 나는 무슨 일만 생기면 바로 포기해버리는 마음이 생기곤 했다. 내가 기획한 책 보다 더 나은 책을 누가 금방 만들어 낼꺼야. 내가 어떻게 혼자 해 내겠어. 아이 엄마가 아이 맡기고 이렇게 글을 써도 될까? 출판사가 내 글로 책을 만들어줄까? 별의별 핑계를 내가 만들어서 포기했다.

2014년에는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독박육아 하던 내가 아이와 들로 산으로 미술관으로 돌아다닌 내용을 토대로 돌댕육아(돌아댕기는 육아)서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과 수도권에 내가 대중교통으로 다녔던 곳들을 컨텐츠로 잡아보았다. 아이 엄마의 관점, 아이와 소통의 관점에서 꽤 그럴 듯 해보였다. 그런데 그것도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면서 부적응 하는 모습에 크게 좌절하여 내가 무슨 자격으로 글을 쓰겠어. 라며 접었다.

2018년 201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목차까지만 잡고 나는 자꾸 마음을 닫는다. '내가 무슨 책을!' 이 마음이 컸다.



2021년에는 정말 한 권 써보자. 출판사 눈치보지말고 그냥 써보자.


내가 쓰고자 하는 책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보자


p 117

반드시 쓰고 싶은 나만의 책을 적고 이 페이지를 넘기라는 말에, 나는 다시 내 책의 컨텐츠를 떠올려본다.

2018년 2019년 아이와 떠났던 미국 미술관 여행, 프랑스 +네덜란드 고흐를 찾아서 떠난 여행에 관한 책이다. 책을 쓰고자 하는 목적은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서양의 미술, 예술, 안목을 높여주고 싶은 엄마들이 읽을만한 정보서로 아이의 예술 감성지수 향상에 관심있는 엄마들을 타겟으로 삼고싶다.

2018년 아이와 갔던 뉴욕 -보스턴- 워싱턴 D.C 를 장소별로 갔던 미술관(아이와 떠났던 목적이 미술관투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자부한다!)별로 정리하고, 그때 느낀 점, 현지 가이드책에도 안나오는 꿀 tip등을 알려줄 것이다. 2019년 아이와 KLM을 타고 네델란드를 12시간 경유하고 그 사이 암스테르담에서 고흐미술관을 비롯한 각종 박물관 미술관을 다녀온 것, 프랑스 파리를 비롯하여 아를, 오베르 쉬즈 등 고흐의 흔적을 찾아나선 여행을 경로별, 지역별, 작품별로 설명하며 정보를 정리할 것이다.


아 그런데 이렇게 적다보니 또 두려워졌다. 재미가 있을까? 재미가 없으면, 독자들이 지루해하면 어쩌지?


사례2] 쓸 때마다 자기 능력을 한탄하는 경우

p 156

이 부분은 딱 내 이야기였다. 내가 이 단계에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내가 초보작가라는 것을 인정하고 남을 부러워하지말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나만의 이야기를 펼쳐보자.

초고 완성, 3개월을 넘기지 마라

p 162

이 부분에서도 무릎을 친다. 늘 길~게 잡아서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3개월 이내에 완성해봐야겠다.

모든 초고는 똥이다

p 163 헤밍웨이가 한 말


대문호 헤밍웨이도 200번을 고쳐 썼다는데 초보인 내가 300번 고친다고 좌절할 필요 없겠지! 자신감을 갖자. 다시 다짐해본다. 일단 내가 계획한 분량의 컨텐츠를 써보자.


작가가 겪는 다섯 번의 고비

첫 번째 고비: 나는 작가다 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책을 쓰겠다고 결심하는 고비

두 번째 고비: 어떤 책을 쓸지 정하고 슬럼프가 오더라도 참고 이겨내며 탈고하는 고비

세 번째 고비: 탈고 이후 출간 계약을 맺고 책이 완성될 때까지 출판사와 의사소통하며 수정하고 보완하고 갈고 다듬는 고비

네 번째 고비: 책이 출간되어 물질화되었을 때 그 책을 널리 알리는 고비

다섯 번째 고비: 이전 책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다음 책을 쓸 준비를 하고 시작하는 고비

p 194


나는 세 번째 고비를 가기도 전에 포기했던 것이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미국 유럽 예술 여행] 글쓰기는 다섯 번째 고비를 만나보도록 노력해보자. 두 번째에서 또 포기하지 말자. 다짐해본다.

미국 뉴욕 모마미술관에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10분 이상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감상하는 당시 9살 우리 아이에게 내가 했던 말이 있다. 인생은 예술이야. 예술이 인생이고. Life is Art! Art is life! 이제는 이렇게 바꿔보련다.


인생은 글쓰기야. 글쓰기가 인생이고!

글쟁이가 되려는 나의 2021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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