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QL 인 액션
사메르 부나 지음, 김완섭 옮김 / 한빛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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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


GraphQL을 해보려고 했던 이유와도 일맥상통하겠다.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며 자바 스프링으로 RESTful API 뽑아내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REST는 주체가 전적으로 백엔드에 있고 규격이 정해져 있다.

종종 "클라이언트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원하는 대로 뽑아갈 수 있는 GraphQL이라는 게 있다"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REST 사용처가 훨씬 더 많기에 깊게 관심 두지 않았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대로 데이터 알아서 뽑아가면 백엔드 개발자는 뭐 하지? DB 만들어놓고 서버 관리만 하며 노나? 싶기도 했다.

이름에서 오는 거부감도 있었다. 

그............. 그래프? QL? Query Language? Graph Query Language......? (사절)


보통 토이 프로젝트를 할 때 공부할 겸 자바 + 스프링으로 API 뽑아내고 리액트나 스벨트로 프론트 작업을 한다.

가장 익숙해서 그렇다.

하지만 공부의 목적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 때에는 더 빠르게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한데, 조금만 데이터 규격이 바뀌어도 혼자 양쪽 프로젝트를 넘나들며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양쪽이 조금 더 유연하게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프론트엔드 포지션으로 작업할 때, 백엔드 개발자들과 충분히 API 모델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음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모델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API에 대한 중심을 전적으로 백엔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시 API 수정 요청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들이고, 기다리고, 받아서 다시 작업하는 일련의 과정이 효율적이지는 않다고 느꼈다.


그래프QL이 뭔지 잘 몰라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경험해 보기로 했다.

관련 책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아는데, 애정해 마지않는 한빛미디어에서 이번에 신간을 냈길래 보게 됐다. (참고로 번역서다.)



책의 특징


우선 500페이지 정도로 두께가 얇지는 않다.

전체 흑백 톤이고 종이가 반질반질한 재질이다.

'~ 인 액션' 책을 몇 권 봤던 적이 있기에 물리적인(?) 부분은 친숙해서 읽기 편안했다.

번역도 거슬림 없었다.

근데 회사 동료에게 공부하고 있다고 책을 보여줬더니 GraphQL 표기법이 왜 'GraphQL'이나 '그래프큐엘'이 아니라 '그래프QL'이냐, 해서 이후로 책 보는 데 계속 신경이 쓰이고야 말았다.

(아래 내용부터는 책의 표기법을 따르기로 한다.)


3부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큰 구성은 아래와 같다.


<1부 그래프QL 경험해보기>

1장 그래프QL 소개

2장 그래프QL API

3장 그래프QL 작업 수정 및 구성


<2부 그래프QL API 작성법>

4장 그래프QL 스키마 설계

5장 스키마 리졸버 구현

6장 데이터베이스 모델과 관계 사용

7장 데이터 추출 작업 최적화

8장 변경 작업의 구현


<3부 그래프QL API 사용법>

9장 라이브러리를 쓰지 않는 그래프QL API 사용법

10장 아폴로 클라이언트를 통한 그래프QL API 사용법


소개 부분에서 책의 가치를 100퍼센트 경험하기 위해선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장한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괜찮은 구성이라고 생각된다.


책 시작 부분에 그래프QL을 소개하며 '왜 써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데 꽤나 강렬한 표현들을 사용한다.


저자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그래프QL을 배우는데 할애한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투자다.

지은이의 말 (p7)

크, 어떻게 안 써볼 수 있으랴?


1부 1장 딱 펴고 읽자마자 3번째 문장에 이런 표현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그래프QL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기술적 문제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1장 그래프QL 소개 (p23)


기술적 문제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래프QL이 뭔지 잘 몰랐지만 이 문장 하나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


특이하게 도커 파일을 제공한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PostgreSQL과 몽고DB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덕분에 간편하게 세팅을 마쳤다.

Git repo는 거의 모든 개발서가 다 제공하고 있지만 도커 파일을 제공하는 책은 처음이라 신선하다.

(어떻게든 그래프QL을 써보게 하려는 저자의 의지가 아닐까?)



감상


실제 작성법과 사용법에 대한 부분은 나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웠다.

우선 자바 백엔드 개발자고 Node.js는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더 그랬을 수도.

저자가 이야기하는 대상 독자는 프론트, 백엔드 전부 해당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백엔드보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한다.


그래프QL은 언어다.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고 그래프QL API 문법을 알아야 하고 스키마와 리졸버에 대해 이해하고 그래프QL 런타임의 다른 개념들도 알아야 하기에 러닝커브가 높은 편이라는데 무엇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실제로 실무에서 REST 쓰다가 그래프QL로 넘어간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크게 몇 가지 문제점들이 보이는데, 물론 책에서 캐싱이나 보안 문제 등에 대해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긴 하지만 직접 굴려보고 삽질해 봐야 알겠다 싶기도 했다.

그래프QL 자체가 이렇게 한 권으로 끝낼 영역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입문서로는 한 사이클을 알차게 담은 책이라 나처럼 "그래서 그게 뭔데?" 싶은 분들에게는 괜찮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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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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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UI 디자이너를 위한 실무 피그마 - 디자인 시스템에서 개발 전달까지
클레어 정 지음 / 한빛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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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디자인 툴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부터 마이너한 툴까지 혼자 축전 만들고 사진 편집하고 일러스트 그리며 조몰락조몰락 말 그대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머리 크고 나서는 먹고사는 것에 치여 사진 보정할 때 종종 포토샵을 사용하는 것 말고는 툴을 다룰 기회가 없었는데 개발자로 전직하고 나서 다시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일할 때야 디자이너 스앵님들 영역이라 디자인 확인하고 리소스 다운 받는 것 정도로 사용하지만 원체 툴 다루는 것 자체를 좋아해서 토이 프로젝트할 때 부러 시간을 들여 간단하게라도 뷰 작업해놓고 개발 들어갈 정도. 하지만 다달이 결제하며 사용해야 할 정도로 포토샵을 빈번하게 사용하지는 않아서 다른 툴 뭐 없을까 하다가 스케치를 알게 되었다. 여느 때처럼 조몰락거리다 스케치로 간단한 작업 정도는 할 수 있게 됐는데 라이선스 결제하려고 하니 내 활용 정도나 빈도에 비해 비싼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야 할 개발 툴도 한 바가지라 대안이 없을까 하다가 요즘 핫하다는 피그마를 알게 됐다. 여력이 없어 시도를 못하다가 새로운 회사에서 피그마를 잠깐 경험해 보고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한 번 해보자' 싶었다.


항상 독학으로 무난하게 모든 툴을 다뤄왔었는데 뇌가 나이를 먹은 탓인지 피그마는 유독 손에 안 붙었다. 인내심이 바닥나서 던져놓고 다시 '스케치 결제할까' 하고 있는데 마침 책을 리뷰할 기회가 생겼다. 그래, 책 보고 한 번 해보자, 하고 골라왔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Part 1 피그마 활용하기

Chapter 1. 피그마 시작하기

2. 그래픽 스타일과 라이브러리

3. 정렬과 레이아웃

4. 컴포넌트와 오토레이아웃

5. 디자인 시스템과 협업


Part 2 피그마로 디자인하기

6. iOS 뉴스 앱

7. 안드로이드 스포츠 클래스 앱

8. 반응형 패션 라이브 커머스

9. 디자인 시스템


+) 부록으로 단축키와 플러그인.


파트 1에서는 피그마의 장점, 사용 환경 선택하기, 인터페이스 구성, 기본 기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혼자 피그마를 다루면서 '이건 뭐야?' 하고 지나갔던 것들에 대해 알 수 있었는데, 책의 앞부분에서도 이야기하듯이 어느 정도 피그마의 기능을 알고 있다면 파트 2로 바로 넘어가 실습을 시작하는 게 좋겠다.

오기로 책의 처음부터 독파하려고 하다가 흥미를 잃을 뻔했다.


파트 2에서는 직접 실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제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부터 읽는 것보다 파트 2의 예제를 진행하다가 궁금한 기능이 있을 때 앞부분에서 찾아보는 게 훨씬 유용했다.


책 중간중간에 '디자인 노하우'라고 본문 사이 짧게 들어가 있는 내용이 있다.

'팀원들에게 피그마 도입을 설득하고 싶어요!', '디자인하기 전 알아야 하는 UI 기술 지식', '다크모드의 디자인 요소', '반응형 디자인의 이해', '디자인과 개발 화면이 다를 때' 등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제목은 'UX/UI 디자이너를 위한'이지만 단순히 피그마 사용법에 대한 내용만을 담고 있는 게 아니라 웹/앱 디자인 시 알아야 하는 배경지식, 용어 등에 대해서도 짚어주기 때문에 디자인을 생업으로 삼고 있지 않은 사람이나 웹/앱 디자인을 처음 해보는 사람도 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디알못인데 크게 거부감 없이 끝까지 책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 느꼈던 점은 본문 설명이나 스크린샷이 모자람 없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이런 류의 책들을 보면 의외로 '으음?' 싶은 부분이 꽤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것 없이 꽤나 꼼꼼하고 친절하게 독자를 끌고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잠깐', 'tip' 등을 통해 유용한 팁 등을 풍부하게 전수해 주고 있고 단축키나 참고 사이트 링크 안내도 충분하다.


책이 전체적으로 친절하다. 얇지만 알차게 담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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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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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아키텍처 101 - 엔지니어링 접근 방식으로 배우는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기초
마크 리처즈.닐 포드 지음, 이일웅 옮김 / 한빛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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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텍처.

아키텍처가 뭘까?

실무에서 숱하게 들어는 봤다.

최근 유독 내 주변을 얼쩡거리는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는 하도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다.

아키텍처.

그래서 그게 정확하게 뭐냐고 물어보면 설명할 수 없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니 아키텍트가 정확히 무슨 일들을 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다.

소프트웨어 설계를 하는 사람? 넓게 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

어쩐지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아키텍처가 뭘까?

아키텍처를 논하는 사람들은 아키텍처에 대해 잘 이해를 하고 있는가?

그들과 나의 '멘탈 모델'은 같을까?

아키텍트는 구체적으로 뭘 하는 사람들일까?

이 상태에서 '아키텍처'를 논하는 말에 한 마디라도 의견을 얹을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으로 보기 시작한 책.


솔직히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는 유일하게 규정지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마틴 파울러 역시 그의 유명한 백서 'Who Needs an Architect?'에서 명언 한 구절을 인용했을 뿐 정의하려는 시도조차 거부했습니다.

아키텍처는 중요한 것들에 관한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다. - 랄프 존슨

CHAPTER 1 서론 / p25




아키텍처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아키텍처란 예술과 마찬가지로 콘텍스트(문맥, 맥락)로서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아키텍트가 내린 결정은 대부분 그들이 그렇게 결정한 당시 환경에 기인한 것입니다.

CHAPTER 1 서론 / p27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모든 것은 다 트레이드오프다. -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제1법칙

'어떻게'보다 '왜'가 더 중요하다. -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제2법칙

CHAPTER 1 서론 / p47



1장 서론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그래서, 아키텍처가 뭘까?', '아키텍트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훌륭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법칙 두 가지는 특히나 강렬해서 뇌리에 콕 박혀버렸다.

'왜'를 고민하는 사람들.

최악을 피해서 차악을 선택하는 사람들.

"최고는 없다. 오직 나쁜 것 중에서 제일 나은 트레이드오프들만 있을 뿐!"

책은 총 세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챕터 1에서는 아키텍처와 아키텍트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개발자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개발자와는 달리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챕터 2에서는 다양한 아키텍처 스타일에 대해 설명한다.

좋았던 것은 1부에서 설명한 아키텍처 특성을 가지고 각 아키텍처별 특성 등급을 매기는 부분이었다.



별점과 함께 장단점을 정리해 주니 내용을 받아들이기가 훨씬 좋았다.

챕터 3의 제목은 '테크닉과 소프트 스킬'이다.

아키텍트로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협업하기 위한 방법들을 꽤나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책이 450 페이지 정도로 두껍고 얼핏 내용이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실습을 하거나 달달 외워야 하는 내용들이 아니라서 생각보다 훨씬 술술 읽힌다.

사실 실무에서 아키텍트와 함께 일할 기회가 없었고, 내 커리어 방향으로 봤을 때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그래서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대개 시니어 개발자들이 커버하고 있는 그 업무들을 전문적으로 맡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이해하고 역으로 그들의 입으로 이야기하는 '개발자'를 함께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왜'를 고민해야 하고

좁고 깊은 지식보다는 넓고 얕은 지식을 가져야 하는 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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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더십 - 애플 테크 리더가 들려주는 30가지 비법
마이클 롭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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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스케이프의 관리자, 애플의 고위 관리자 및 임원, 슬랙의 경영자가 쓴 리더십 책.

앞에서부터 쭉 책을 읽어나가는데 '옮긴이의 말'을 읽고 그만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족이 많다. 번역을 믿고 읽어도 되나 싶었지만 저자와 책은 잘못이 없으니 읽기로 한다.


책을 읽으며 8년의 직장 생활 동안 만났던 리더를, 상사를, 자격 없던 이를 떠올렸다.

9장 '신참 관리자가 죽음의 나선을 피하는 방법'은 특히 재미있었다.

일면식도 없는 이가, 내가 과거 겪었던 일을 마치 옆에서 지켜본 것인 양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그 괴로운 여정이 신참 관리자가 흔히 죽음의 나선에 빠져드는 과정이었다니.


뜬구름 잡듯이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뜬구름 잡는 듯하면서도 구체적인 사례나 일화, 경험담을 풀기도 하고 도무지 읽히지 않는 이야기도 한다. 원문이 문제인지 번역이 문제인지.


8장 IT 시대의 시간 절약 방법은 읽다가 혀를 내둘렀다.


당신은 나름의 근거에 기반해 아래의 행동 중 하나 이상에 강한 반발심이 생길 수 있다. 강렬한 반응에 겁먹지 마라. 오히려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화가 나더라도 나를 믿고 계속 읽어나가길 바란다.


루틴과 강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규칙을 세우고 끊임없이 개선하는 과정을 즐기는 나도 다른 사람의 저런 면은 좀 난해하다고 느낀다.

나는 귀엽다. 저 정도는 되어야 애플의 임원이 되는가 보다.


이런 책은 읽고 따라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자기 계발서 등도 마찬가지지만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놓인 환경이 다르기에 따라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저자를 이해하고 맥락을 읽고 몇 가지 키워드를 건져내고 몇 가지 정신을 긁어오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다 보면 팀이, 팀원이, 사람이 보인다.

읽고, 상상하고, 대입하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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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부터 블록체인 실습까지 단숨에 배우는 타입스크립트
야코프 페인.안톤 모이세예프 지음, 이수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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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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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이가 오다 주운 책 리뷰.

보통 홍보용 책은 "홍 보" 스탬프가 찍혀있다. 사실이지만 재미는 없다.

"오다 주웠다"는 유명한 말이지만 이런 곳에서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진이인 이유는 영진닷컴의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건 어떤 직원 머릿속에서 나와서 어떻게 현실화되는 걸까? 사장님 그 직원 월급 올려주세요.

재밌어서 출판사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IT 전문 출판기업이라는 소개가 무색하게 20년 전 만든 홈페이지 같아 또 한 번 놀랐다. 처음 알게 된 출판사인데 종잡을 수 없이 재미있는 곳으로 기억에 남기기로 한다.


타입스크립트다.

나에게 타입스크립트는 넘어야 할 산, 숙제 같은 존재다. 타입스크립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며 주변 프런트엔드 개발자들은 "그냥 자바스크립트에 타입 있는 건데" 한다. 자바 개발자고 언어에 타입이 있는 것이 낯선 사람이 아닌데 자바스크립트에 붙은 타입은 왜 이렇게 부대끼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걸 배우면서 어렵다거나 재미없다고 느낀 적은 있는데 어쨌든 나만의 방법으로 지지고 볶다 보면 길가며 마주쳤을 때 어깨 툭툭 칠 정도는 됐었다. 타입스크립트는 아무리 지지고 볶아도 매번 데면데면하다. 길 가다 마주치면 어색하게 "하하..." 하고 목례하고 도망갈 듯한 상태다.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친해지고 싶은데 말이다. '러닝커브가 높다'라는 말의 실체를 타입스크립트를 통해 경험 중이다.


개발자로 전직하기 전 처음 접한 언어는 파이썬이지만 자바를 배웠고 자바를 익히기 전에 자바스크립트와 먼저 친해졌다. 어떻게든 프로그래밍과 친해지려고 몸부림치며 질척거리는 나에게 먼저 손길을 내밀어 준 고마운 언어다.

자바스크립트를 보면 지점토 같다. 뚝 떼어서 여기 붙였다, 저기 붙였다. 쭉 늘렸다가 뭉쳤다가 박살 냈다가(?).

"얘가 도대체 왜 이러지" 싶을 때도 많고 보다 보면 프로그래밍을 이해한다기보다 자바스크립트를 이해해야 하는 때가 종종 있다. 그 종잡을 수 없음이 매력이지만 개발자들 세계에서 자바스크립트와 타입스크립트가 가지는 입지를 보면, 그렇게 부대끼면서도 타입스크립트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무작정 타입스크립트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기존 자바스크립트 앱을 타입스크립트로 바꿔보기도 하고 가끔 도큐먼트 켜놓고 흘끔거리다가 약 500페이지짜리 타입스크립트 책을 리뷰할 기회가 생겼다.


우선 책이 매우 크다. 큰 기술 서적들이 몇 권 있는데 개중에서도 유독 무거운 느낌이다.

집에 있는 같은 크기의 기술 서적들을 보니 큰 대신 얇거나, 크고 두꺼운 대신 종이가 얇다.

이 책은 크고 두껍고 종이도 빳빳하다.

내부는 두세 가지 제한된 컬러를 사용하는 반 컬러(?) 책이다.

흑백은 재미없고 올 컬러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개인적으로 이런 기술 서적이 보기 좋다.



읽으며 좋았던 부분.

1. 타입스크립트 플레이그라운드에 코드를 제공

실습을 중시하는 저자들이 쓴 책이라 정말 실습 위주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듯이, 다양한 실습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아예 모든 것이 처음'인 초심자에게는 되도록 모든 예제를 직접 따라 칠 것을 권장하지만 나는 '아예 모든 것이 처음'은 아니라서 슥슥 보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예제도 많았는데 종종 결과를 직접 확인하거나 조금 바꿔서 실행해보고 싶은 간단한 예제들이 있었다. 많은 책들이 깃허브에 코드를 제공하지만 이 책은 뿐만 아니라 짧은 예제 코드를 간단히 실행해볼 수 있도록 스니펫으로 제공한다. 따라치거나 복붙할 필요도 없이 책 보다가 플레이그라운드 켜서 제공해 준 코드를 이리저리 뚝딱뚝딱 지점토 주무르듯 주물러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


2. 부록에 ES6 문법에 대한 설명 제공

ES6에는 굉장히 편리한 기능들이 많다. 이후 버전도 쭉쭉 나오고 있는데, 아직 실무에서 ES5를 사용하는 개발자도 많고 ES6 문법을 모르는 개발자도 있어서 부록으로 해당 설명을 덧붙인 점이 친절하다고 느껴졌다. ES6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쭉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ES6를 잘 모른다면 부록부터 읽는 걸 추천한다.


3. 최신 프레임워크를 이용한 활용 예제 제공

리액트, 뷰, 앵귤러 + 타입스크립트를 이용한 실습 코드를 제공한다. 단순히 타입스크립트를 설명하는 것에만 그쳤으면 입문자를 위한 서적에 그쳤을 텐데 최신 프레임워크와 곁들여 활용할 수 있는 예제를 제공하여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주제가 단순한 'TODO 앱' 같은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앱이라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단순한 'TODO 앱' 같은 것"이라고 써놓고 좀 거친 말인가 했는데 머리말에 "할 일 목록 앱을 만들기보다는 세간의 화두인 기술에 타입스크립트를 적용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기에 블록체인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엄청난 앱을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실용적이 될 수도 있답니다."라는 구절이 있던 게 생각난다. 엄청난 앱 실습 코드를 제공하는 책이다!)


4. 친절함

이를 테면 이런 것들.




구체적으로 콕 찝어 이런이런 것들이 좋았다고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데 그냥 쭉 책을 읽다보면 곳곳에서 친절함과 다정함이 느껴진다. 단순히 이것저것 다 한글로 바꿔서 설명해놓았다거나 온갖 설명을 다 덧붙여놨다는 개념이 아니라... 으음, 어렵다. 그냥 보다보면 느껴진다. 참 친절하고 다정하고 배려 넘친다.


아쉬운 부분

1. 리액트, 뷰, 앵귤러를 모두 다룬다

장점 3번의 동전 뒷면 같은 단점. 모든 프레임워크를 언급한다는 점은 누군가에게는 장점일 수 있겠지만 나는 앵귤러를 할 생각이 개미 눈곱만큼도 없고 실무에서 하게 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되어 무거운 책을 더 무겁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릴 것 하나 없이 아주 알차게 그득그득 담겨있어서 "뽕 뽑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버릴 부분이 있는 책일 수도 있다. 앵귤러의 분량은 약 50페이지 정도로 전체 페이지에 비해 아주 작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 좀 야박한가 싶기도 하지만.


2. 대상 독자

책 리뷰를 할 때 항상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을까를 언급한다.

책에서는 HTML, CSS, JavaScript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 최근 추가된 ECMA스크립트 명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읽으면서 좀 헷갈렸던 게, HTML, CSS, JS 기초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어려울 듯하고 JS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보기에는 초반부가 너무 기본 서적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했다. 이 부분은 개인 편차가 클 수 있는 부분이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뭘 하든 책을 끼고 있어야 마음이 편한 인간으로서 부족함 없는 타입스크립트 책을 책장에 꽂아둘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이 책만으로도 충분해서 다른 타입스크립트 책을 구입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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