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부터 블록체인 실습까지 단숨에 배우는 타입스크립트
야코프 페인.안톤 모이세예프 지음, 이수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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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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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이가 오다 주운 책 리뷰.

보통 홍보용 책은 "홍 보" 스탬프가 찍혀있다. 사실이지만 재미는 없다.

"오다 주웠다"는 유명한 말이지만 이런 곳에서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진이인 이유는 영진닷컴의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건 어떤 직원 머릿속에서 나와서 어떻게 현실화되는 걸까? 사장님 그 직원 월급 올려주세요.

재밌어서 출판사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IT 전문 출판기업이라는 소개가 무색하게 20년 전 만든 홈페이지 같아 또 한 번 놀랐다. 처음 알게 된 출판사인데 종잡을 수 없이 재미있는 곳으로 기억에 남기기로 한다.


타입스크립트다.

나에게 타입스크립트는 넘어야 할 산, 숙제 같은 존재다. 타입스크립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며 주변 프런트엔드 개발자들은 "그냥 자바스크립트에 타입 있는 건데" 한다. 자바 개발자고 언어에 타입이 있는 것이 낯선 사람이 아닌데 자바스크립트에 붙은 타입은 왜 이렇게 부대끼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걸 배우면서 어렵다거나 재미없다고 느낀 적은 있는데 어쨌든 나만의 방법으로 지지고 볶다 보면 길가며 마주쳤을 때 어깨 툭툭 칠 정도는 됐었다. 타입스크립트는 아무리 지지고 볶아도 매번 데면데면하다. 길 가다 마주치면 어색하게 "하하..." 하고 목례하고 도망갈 듯한 상태다.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친해지고 싶은데 말이다. '러닝커브가 높다'라는 말의 실체를 타입스크립트를 통해 경험 중이다.


개발자로 전직하기 전 처음 접한 언어는 파이썬이지만 자바를 배웠고 자바를 익히기 전에 자바스크립트와 먼저 친해졌다. 어떻게든 프로그래밍과 친해지려고 몸부림치며 질척거리는 나에게 먼저 손길을 내밀어 준 고마운 언어다.

자바스크립트를 보면 지점토 같다. 뚝 떼어서 여기 붙였다, 저기 붙였다. 쭉 늘렸다가 뭉쳤다가 박살 냈다가(?).

"얘가 도대체 왜 이러지" 싶을 때도 많고 보다 보면 프로그래밍을 이해한다기보다 자바스크립트를 이해해야 하는 때가 종종 있다. 그 종잡을 수 없음이 매력이지만 개발자들 세계에서 자바스크립트와 타입스크립트가 가지는 입지를 보면, 그렇게 부대끼면서도 타입스크립트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무작정 타입스크립트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기존 자바스크립트 앱을 타입스크립트로 바꿔보기도 하고 가끔 도큐먼트 켜놓고 흘끔거리다가 약 500페이지짜리 타입스크립트 책을 리뷰할 기회가 생겼다.


우선 책이 매우 크다. 큰 기술 서적들이 몇 권 있는데 개중에서도 유독 무거운 느낌이다.

집에 있는 같은 크기의 기술 서적들을 보니 큰 대신 얇거나, 크고 두꺼운 대신 종이가 얇다.

이 책은 크고 두껍고 종이도 빳빳하다.

내부는 두세 가지 제한된 컬러를 사용하는 반 컬러(?) 책이다.

흑백은 재미없고 올 컬러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개인적으로 이런 기술 서적이 보기 좋다.



읽으며 좋았던 부분.

1. 타입스크립트 플레이그라운드에 코드를 제공

실습을 중시하는 저자들이 쓴 책이라 정말 실습 위주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듯이, 다양한 실습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아예 모든 것이 처음'인 초심자에게는 되도록 모든 예제를 직접 따라 칠 것을 권장하지만 나는 '아예 모든 것이 처음'은 아니라서 슥슥 보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예제도 많았는데 종종 결과를 직접 확인하거나 조금 바꿔서 실행해보고 싶은 간단한 예제들이 있었다. 많은 책들이 깃허브에 코드를 제공하지만 이 책은 뿐만 아니라 짧은 예제 코드를 간단히 실행해볼 수 있도록 스니펫으로 제공한다. 따라치거나 복붙할 필요도 없이 책 보다가 플레이그라운드 켜서 제공해 준 코드를 이리저리 뚝딱뚝딱 지점토 주무르듯 주물러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장점.


2. 부록에 ES6 문법에 대한 설명 제공

ES6에는 굉장히 편리한 기능들이 많다. 이후 버전도 쭉쭉 나오고 있는데, 아직 실무에서 ES5를 사용하는 개발자도 많고 ES6 문법을 모르는 개발자도 있어서 부록으로 해당 설명을 덧붙인 점이 친절하다고 느껴졌다. ES6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쭉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ES6를 잘 모른다면 부록부터 읽는 걸 추천한다.


3. 최신 프레임워크를 이용한 활용 예제 제공

리액트, 뷰, 앵귤러 + 타입스크립트를 이용한 실습 코드를 제공한다. 단순히 타입스크립트를 설명하는 것에만 그쳤으면 입문자를 위한 서적에 그쳤을 텐데 최신 프레임워크와 곁들여 활용할 수 있는 예제를 제공하여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주제가 단순한 'TODO 앱' 같은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앱이라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단순한 'TODO 앱' 같은 것"이라고 써놓고 좀 거친 말인가 했는데 머리말에 "할 일 목록 앱을 만들기보다는 세간의 화두인 기술에 타입스크립트를 적용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기에 블록체인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엄청난 앱을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실용적이 될 수도 있답니다."라는 구절이 있던 게 생각난다. 엄청난 앱 실습 코드를 제공하는 책이다!)


4. 친절함

이를 테면 이런 것들.




구체적으로 콕 찝어 이런이런 것들이 좋았다고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데 그냥 쭉 책을 읽다보면 곳곳에서 친절함과 다정함이 느껴진다. 단순히 이것저것 다 한글로 바꿔서 설명해놓았다거나 온갖 설명을 다 덧붙여놨다는 개념이 아니라... 으음, 어렵다. 그냥 보다보면 느껴진다. 참 친절하고 다정하고 배려 넘친다.


아쉬운 부분

1. 리액트, 뷰, 앵귤러를 모두 다룬다

장점 3번의 동전 뒷면 같은 단점. 모든 프레임워크를 언급한다는 점은 누군가에게는 장점일 수 있겠지만 나는 앵귤러를 할 생각이 개미 눈곱만큼도 없고 실무에서 하게 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되어 무거운 책을 더 무겁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릴 것 하나 없이 아주 알차게 그득그득 담겨있어서 "뽕 뽑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버릴 부분이 있는 책일 수도 있다. 앵귤러의 분량은 약 50페이지 정도로 전체 페이지에 비해 아주 작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서 좀 야박한가 싶기도 하지만.


2. 대상 독자

책 리뷰를 할 때 항상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을까를 언급한다.

책에서는 HTML, CSS, JavaScript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 최근 추가된 ECMA스크립트 명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읽으면서 좀 헷갈렸던 게, HTML, CSS, JS 기초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어려울 듯하고 JS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보기에는 초반부가 너무 기본 서적같이 느껴지지 않을까 했다. 이 부분은 개인 편차가 클 수 있는 부분이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뭘 하든 책을 끼고 있어야 마음이 편한 인간으로서 부족함 없는 타입스크립트 책을 책장에 꽂아둘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이 책만으로도 충분해서 다른 타입스크립트 책을 구입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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