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의 기원>. 서은국. 21세기 북스.



페이스북을 보다 우연이 만난 책소개 글. 그 소개글 속에 심리학 분야의 추천도서였고, 책 제목에 솔깃하여 이 책을 접하게되었다.


저자는 한가지 전제를 가지고 책 전체의 내용을 이끌어 간다. 

'인간은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행복을 추구한다.'

 

저자가 처음에 설파하고 있는 이 명제는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내려온 뭔가 심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의미있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생존의 언어로 치환한다. 인류의 최대 목적이 행복이 아니라, 더 잘 살기 위한 방법으로서 본능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발한 제안이고, 어찌보면 충격적 제언이다.


허나 천천히 읽어갈 수록, 반전이라기보다는 저자가 기저에 깔고 있는 세계관에 의한 주장이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이 부분에 동의할 수 없기에, 조금은 맥 없이 읽었달까?


저자는 철저한 물질주의자이다. 즉 인간의 영혼과 같은 비가시적 영역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물질주의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인간과 인간과 심리의 영역을 분석한다. 저자도 후반부에 반복해서 사용하듯이 저자의 저 명제와 논리들은 결국 '진화심리학'을 기반으로 한다.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물이 생존을 위해 적응하고 도태되는 과정을 거쳤고, 결국 생존에 대한 본능이 진화를 이끌었다는 다윈의 진화론을 심리의 영역으로 옮긴 것이다. 육체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심리적 영역도 진화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생존을 위해 행복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적응’이라는 진화론의 용어를 반복 사용한다. 


실제의 삶 속에서 충분히 접할만한 심리학자로서의 제언들은 소소한 인사이트들을 준다. 

하지만 진화심리학을 기반으로한 그의 전제는 심히 우려스러운 제언을 이끌어 낸다. 예를 들면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적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이유다.’ p.122


다른 영역에서 이와같은 주장을 했으면 관계없으나, 진화심리학 입장에서의 이와같은 주장은 위험하다. 쾌락 자체가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가용하다는 것은, 훗날 쾌락을 위해 저지르게되는 윤리적 일탈에 대해서 충분이 용인할 수 있는 문을 너무도 쉽게 열어놓기 때문이다. 공공선과 공동체의 쾌락에 대한 부분이 다루어지지 않는 개인의 쾌락과 그의 생존을 위한 허락은 분명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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