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험이 언어가 될 때 ㅣ 채석장 그라운드 시리즈
이소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평점 :
지은이의 자기고백적인 에세이를 읽으며 그의 생각에 공감하기도 때론 관조하기도 했다. 그와 나는 상당부분 유사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물론 같이 자라나 한솥밥을 먹고 살았어도 극과 극인 나와 동생을 보더라도 알수있듯 사람은 원래 다 비슷한듯 싶어도 살펴보면 제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그런 나를 창피해하고, 어릴때부터 크면서 보고듣고겪은 노동하는 가족의 모습은 내안의 어떤 배경처럼 자리한 덕에, 그의 글을 읽는내내 그와 대화하는듯했고 내안의 어떤 경험들도 차곡차곡 정리된 이야기가 되어 마구 용솟음치는듯했다.
📎 특수를 인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보편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지식을 생각할 때, 그 지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그러한 지식이 어떠한 존재들을 없는 존재로 가려내어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는지에 대해서 사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와 타자라는 대립은 타자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한다.
📎계급은 여성의 현실을 가로지른다. 따라서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여성만을 이야기하는 일은 어떤 여성들의 삶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다.
📎계급은 남성/여성이라는 성별만큼이나 사람의 생각을 주조한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억압의 조건이 남성중심성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필요에 따른 소비를 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징을, 차별화를 구매한다.
그의 이야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에 확실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가리킨다. 우리들은 너무 조급해한다. 나만 뒤처지는것처럼 느껴지는 서열나누기 사회에서 윗줄에 서있는 사람들을 선망하고 내아래 약자들에게 프레임을 씌우며 미워한다. 자본가를 위시한 강자에 자신을 덧씌우고 사회적 약자 위에 서서 공고한 자신의 위치를 마련하려는 개돼지같은 수작인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함께할 누군가가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함께해야 한다.
내 분노는 잔잔한 화톳불과 같아서 불꽃이 크진않지만 오래도록 타오를 것이다. 내 페미니즘은 나를 진정 사랑할수 있었을때 시작하게 되었고, 우리각자의 이야기도 그만큼이나 다를것이다. 어쨌든 나는 수많은 나보다 앞서 이길을 걸었던 사람들로 인해 내 불편과 불안, 나의 이기를 깨닫게되었고, 이번에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의 의문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우리가 고쳐야할 세계가 조금더 명확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문학과지성사의 채석장그라운드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읽고 제 감상을 썼습니다.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루하루 열심히 노동하며 살고있는 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