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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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사실 SNS에 이런저런 토막글을 쓰면서 내 개인정보 찌꺼기를 털어오던 내가 이제서야 이런 말을 하는건 머쓱하지만 나는 내 사적인 이야기를 구구절절 토로하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독후감을 쓰기전에 한가지는 써야될것 같았다. 나는 사실 모태신앙인이다. 외가는 오랜 기독교집안이었고, 친가는 무교였지만 종교생활에 그다지 거부감없던 부친은 내가 “왜 아빠는 교회를 안가요?”라고 말하던 어느 맹랑했던 시기부터 스무스하게 함께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선교원부터 대학교 기독동아리 활동까지 했지만 현재는 주일성수는 직장핑계로 어영부영, 그나마 십일조만 꼬박꼬박 내는 그저그런 크리스천으로 살고있다. 사실 이게 부모님을 위한 효도생활인지 참된 신앙생활인지는 아리송하고, 어릴때부터 교회에서 금지하던 문화생활-보통 레이디가가나 다빈치코드로 얼버무려지는-을 적극 즐겨오던 나로서는, 정보습득차원에서 별생각없이 집어든 이책도 읽다보니 ‘아차차 예수님 이번에도 죄송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게된 것이다.

사실 내가 유대인에 대해서 아는 것은 극히 적다. 탈무드 같은 잠언집을 읽으며, 한국인 만큼이나 부지런한 유대인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주입하다가 어느새 머리통이 굵어진 다음부턴 백린탄을 날리는 악당으로 스리슬쩍 바뀌게 된 정도.
한국 사회에서 주로 언급되는 유대인에 대한 여러 편향적인 정보속에서 그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이책은 읽는내내 조금 어렵지만 결국 ‘아 읽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언급한것처럼 결국 작금의 한국사회와 현재의 이스라엘의 문제 또한 비슷한 모양새인데, 이스라엘의 세파르디와 지금의 대한민국내 젊은 보수집단이 마치 영혼의 쌍둥이처럼 느껴져 조금 우습기도 했다.

책은 고대 이스라엘의 기원부터 시작해 성서고고학의 실상과 신화의 해체, 디아스포라 이후 중세-근대-현대를 넘어오며 형성된 유대인의 정체성과 소설이나 극에서 흔히 그려지는 악마화된 유대인의 모습-로스차일드를 필두로 한 유대인 음모론 등 우리가 얼핏 알지만 잘은 몰랐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알려주어 역사책을 따라가듯 흥미롭게 읽었다. 이후 미국 대이주와 이스라엘 건국사를 보며, 결국 대충 모든 문제의 근원을 짚으면 역시 그나라🇬🇧라는 생각을 다시한번하게했다.

마침내 책을 다읽고나면 운명의 데칼코마니마냥 네타냐후 집권으로 시작되버린 이스라엘의 2023년과 우리의 2023년을 생각하며 이 매듭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엉켜버린걸까 우두커니 머리를 싸매고 한탄하게 되었는데, 어쨌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나는 한해를 더 번셈(?)이고 5년은 짧고 내인생은 그보다 훨씬 더길다고 생각하며 우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수밖에 없겠지.


한겨레출판의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생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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