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요즘 사는 맛 1
김겨울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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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밥먹듯이 ~ 한다.’ 라는 말을 쓸 때마다 생각하는 게

분명 ‘꽤나 자주 무얼 한다’ 라는 뜻의 말이 나에게 쓸 땐 ‘되게 자주 뭘 하지 않는다’가 되어버린다는 거다.


 한창 pt를 받을 때도 가장 힘들었던 건 식단이다. 먹고 싶은 걸 참는 것 보다. 매 끼니를 챙겨 먹는 게 훨씬 힘들었다. 평균 한끼 많아야 두낄 먹는데 선생님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한다니요...? 어떻게든 근육량 표준을 만들기 위해 꾸역꾸역 먹긴 했지만 하루 종일 배가 부른 느낌이 정말 싫었던 기억이 난다.


  “뭐 먹을래? 먹고 싶은 거 있어?”

와....

이 질문도 내게 평생의 숙제이지 않을까 하는데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는 경우가 손에 꼽기 때문이다. 하물며 입도 짧은 편이라 얼마 먹지도 못하는데 굳이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어야 할까...? 그냥 적당한 음식을 적당한 양으로 끼니를 때울 정도로만 먹으면 되는 거 아닐까..?


 평상시에도 공복을 선호하는 편이고 왜 인간은 주기적으로 무얼 먹어야 하는 건가.. 꽤 자주 생각한다. 왜! 인간은! 이토록 비효율적인가...ㅠㅠ


이렇듯 먹는 걸 크게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도리어 음식을 즐겁게 잘 먹는 사람이 좋다. 내가 잘 즐기지 못하는 부분의 즐거움을 누리는 상대의 모습이 좋다고 해야 하나. 마찬가지로 이 책도 그래서 재밌게 읽었다.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음식 에세이라니 먹는 일에 누구보다도 진심이 아닌 사람으로서 신기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좋아하는 음식을 찬양하는 글, 위로가 된 음식과 사람 얘기 , 추억 속 음식 등 음식 에세이 하면 딱 떠오르는 내용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고 식탁 위 다양성 존중(채식)과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글, 누군갈 먹이고 챙기는 마음에 대한 글들은 신선한 마음으로 읽었다.


  • 언젠가 성인이 된 딸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딸아, 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점심 메뉴를 고민 할 것이다. 오늘은 순두부찌개를 먹을지, 햄버거를 먹을지, 아니면 샐러드를 먹을지...... 뭐든 좋으니 굶지는 말아라 ...... “p182

밥 먹듯이 밥을 굶는 다 큰 딸래미는 여기서 크게 움찔했다.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 왜 난 어른일까... 날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달래는 게 제일 힘들어..!"

여기서도 먹는 게 제일 앞인데.. 그동안 먹는 것에 되게 소홀하긴 했지.. 읽는 동안 반성을 많이 했다.


 특히 ‘오늘의 손님은 나 한사람 (김현민)’, ‘가장 중요한 재료는 마음 (임진아)’ 부분을 읽으면서는 과거에 잘 챙겨 먹었던 지난 날들이 떠올랐는데, 그렇지 잘 챙겨 먹어야지 스스로 되뇌었다.


“세상에 맛있는 게 이렇게나 많은데, 인생도 이렇게 맛있으면 좋겠다.”

띠지 문구를 정말 잘 뽑았다.

인생도 달달했으면 좋겠는데 요즘 왜 짜고 맵고 쓴 날들의 연속인지..ㅎ 책을 받은 시점이 딱 그 정점이라 식욕이 뚝 떨어졌었는데 덕분에 입맛의 회복이 빨랐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큰 흥미가 없는 사람도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즐겁게 읽었습니다 :>


여담+

치킨은 별로, 닭볶음탕의 감자, 찜닭 속 당면, 피자 옆 오븐스파게티, 족발은 막국수, 감자탕엔 우거지, 돈까스 옆 샐러드를 더 좋아한다. 항상 본식보단 곁다리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입맛부터 글러먹었다고 자학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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