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 상' 수상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사실 나도 수상 소식을 접하기 전까지는 존재 자체를 몰랐던 소설이다.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끌려 책을 읽게 되었으니,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을 '수상'과 별개로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그 사실은 독서 및 서평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책 구매는 수상 직후 한창 화제가 되었을 때 이미 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중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마쳤을 것이다. 조금은 뒤늦게 책장을 펼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사실 서평을 작성하는 시점도 책을 다 읽은 후 약 2주 정도가 경과한 때다. 책을 사고,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기까지의 간격이 상당히 길었다. 누군가가 평했듯, 이 충격적인 작품의 여운이 가슴 속에 오래 남아서 선뜻 서평을 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을 글로 정리하기가 뭔가 애매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 그런 여운이 남는 책이다.
읽으면서 그냥 든 생각은, '상 받기 좋은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주제가 한번에 명확히 파악되지 않고, 무언가 여러가지 해석이 존재할 것 같은 작품. 작품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의미가 많고 다양한 상징이 숨어 있는 것 같은 느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 쉽게 말해 '어려운' 작품. 내 생각엔 대략 이런 작품들이 상을 받는 것 같고, 채식주의자가 딱 그랬다. 책 끝에 수록된 해설 때문에 오히려 더 머리가 아파진 건 나의 문학적 이해력 혹은 감수성이 부족해서 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 권위 있는 상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인데 적당히 야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예술'이라는 당당함 안의 은밀한 매력에 더 강렬히 끌리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모로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