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3부작인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리덕스다. 리덕스(Redux)란 이미 존재하는 작품을 다른 관점에서, 혹은 생략된 부분을 복원해서 새로 쓰는 문학 형식을 뜻한다고 한다.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에 의해 창작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부탁하고 또 부탁했던' 독자들을 위해 작가가 직접 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원작은 여성인 '아나스타샤'의 관점에서 쓰여졌는데, 이 작품은 남 주인공인 '크리스천 그레이'의 관점에서 쓰여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특징상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그레이'의 심이나 사건에 대한 해석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신선함은 거의 없다. '그레이'의 성격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성장 과정이 나오긴 하지만, 크게 새로운 정보는 알만한게 없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50가지 그림자_심연'의 초반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시점만 바꾸어 옮겨놓은 것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하다. 게다가 책 첫 부분은 '해방'편 마지막에 실려 있는 그레이 시점의 이야기가 그대로 실려있다.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신선한 정보나 사건이 그려져 있지 않아, 나에겐 약간 지루했다.
물론 새로운 이야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나스타샤'의 입장에서는 모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실려있기는 하다. 그렇기 때문에 '50가지 그림자'에 푹 빠진 독자라면 물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독자라면 굳이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