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증명해낸 관찰자 효과의 놀라운 비밀!' 이라는 광고 문구에 이끌려 구매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기대와는 많이 다른 책이었다. 나는 '관찰자 효과'라는 심리학적 효과가 있는데,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적용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 소개를 읽는 순간 이미 그 기대는 상당 부분 무너졌다. 영적 세계의 진실? 우주의 원리? 무한한 근원의 빛?.... 이게 무슨 비과학적인 소리란 말인가. 그제서야 '정신세계사'라고 써 있는 출판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난 한번 읽기로 한 책은 오래걸리고 재미가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보는 성격이다. 일단 무슨 내용이 있는지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생각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약간은 믿을 수 없어 보이는 이론이지만, 과학적으로 원리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이미 유사과학으로 밝혀진 내용들에 더해, 거의 유사과학급(?)인 내용들이 혼재되어 있어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무엇보다 왓칭 효과를 설명할 때 양자역학을 가져온 부분이 가장 신경쓰인다. 양자역학에서 밝혀진 내용을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나? 정말 그 실험 결과가 이 해석을 뒷받침 하는 내용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어 오히려 양자역학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들이 완전 엉터리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었다. 세상이 온통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증명할 수 있는 것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양자역학만 해도 인간은 아직까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관찰자 효과'라는 것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게 된다. 자신을 객관화 시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며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 자신의 눈으로 자신을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연습하고 익숙해져 컨트롤할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삶에 초연해지고,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것 같다.
어떻게 보면, 예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정말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의 기운이 도와 이루어진다' 라고 말한 책과 비슷한 맥락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관찰자 효과가 궁금하다면, 오늘은 거울 앞에 가만히 서서 '나'를 한번 관찰해보면 어떨까. 진정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