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마라, 별것 아니다 - 이현주의 사물과 나눈 이야기
이현주 지음 / 샨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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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책에 나오는 통찰이 돋보이는 핵심 문장들이다.

 

누구한테 쓰임을 받으려고,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되려고 안달하지 말게.”
존재는 쓸모로 증명되지 않는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

 

앞으로는 무슨 일을 겪게 되든지 너 때문에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도록 마음을 챙기시게.”
고통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려는 습관을 멈추고, 자기 책임의 눈을 뜨게 한다.

 

모든 것이 사랑의 표현이다. 이 세상에는 사랑의 표현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결국 사랑이라는 본질의 변주일 뿐이다.

 

도둑도 아주 굉장한 도둑일세. 자네의 진짜 보물인 오늘, 여기를 훔쳐가지 않는가?”
과거와 미래에 붙잡혀 지금이라는 선물을 잃고 사는 삶을 경계한다.

 

나는 내 몸을 몽땅 너에게 맡겼다. 네가 나를 어떻게 하든 나는 상관치 않는다. 그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길이다.”
진정한 사랑은 통제나 조건이 아니라, 온전한 내어줌에서 비롯된다.

 

이현주 목사의 두려워 마라, 별것 아니다사물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독특한 명상록이다. 젓가락, 병뚜껑, 찻주전자처럼 평범하고 작디작은 사물들이 이 책에서는 깊은 성찰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하지만 결국 그 목소리는 바로 우리 안의 참된 나, 참나의 속삭임임을 저자는 깨닫게 한다.

 

책은 단순한 사물 의인화가 아니라,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탐색이다. “쓸모에 집착하며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현대인의 조급함을 향해 찻주전자는 조용히 말한다. “지금 자네가 가진 것만으로도 넉넉히 재미있게 살 수 있어.” 이 한마디는 자기비하, 경쟁, 불안에 시달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특히 각 사물과의 대화는 짧지만 강한 울림을 준다. 돌은 말한다. 가만히 있는 나를 자네가 밟았고, 그래서 자네가 넘어진 것일세.” 우리는 종종 삶의 고통을 타인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돌의 입을 빌려 책임의 내면화라는 지혜로 승화시킨다.

 

이 책은 단지 위로에 머무르지 않는다. 마치 선승의 화두처럼, 삶을 낯설게 보기를 권한다. 찻주전자의 입에서, 병뚜껑의 입에서, 심지어는 밟혀 죽은 개구리의 입에서도 나오는 말들은 우리 일상의 무심함을 깨뜨리고, 새로운 감각의 창을 연다.

 

이현주 목사의 글은 결코 감상적인 위로나 인위적인 교훈을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우리 안의 에고를 흔들어 깨우고, 지금-여기 존재하는 것의 충만함을 일깨운다.

 

결국, 이 책은 삶이 불안하고 두려울 때 펼쳐보면 좋은 벗 같은 책이다. 한 편 한 편이 짧은 선문답처럼 느껴지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깨달음을 마주하게 된다. 사물이 말을 건다는 환상 속에서 우리는 진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두려워 마라, 정말 별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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