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멘트 - 기업 성장의 결정적 순간들
EBS 비즈니스 리뷰 지음, 팩트스토리 / EBS BOOKS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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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BS 비즈니스 리뷰의 비즈니스 모멘트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받아 읽은 뒤 작성한 글입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 이상 들어 본 삼성, 애플, 다이슨, 3M 등의 '글로벌 기업'들의 사작과 위기 상황,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무한 경쟁에 뛰어든 기술 중심의 거대 기업들, 이들은 어떻게 시장의 승자가 되었나'라는 1부 내용에서는 가장 처음에 있던 삼성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이야 삼성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만, 1977년 당시 '삼성반도체'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다른 사업이 잘 성장하고 있었으며, 미국이나 일본과 약 30년 정도의 기술차로 인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10년 정도 성과를 낼 수 없었는데 그때 포기했더라면 아마 지금의 삼성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일본 산업의 방향 전환에 대한 이야기, 시장 조사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며 1983년 공식적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발표했고, 후발 주자여서 불리한 부분들과 기술 제휴를 맺었던 샤프의 꼼수(?)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연구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9개월만에 세계에서 3번째로 64K D램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위기가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은 그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삼성은 당시 리더였던 두 회장의 결단과 판단이 삼성의 나아갈 방향을 잘 잡았고, 그 방향에 맞춰서 없던 길을 만들어서 간 많은 이들의 발걸음 덕분이라 생각한다.




2부는 '생활 밀착형 제품으로 성공한 기업들, 이들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업그레이드 했나'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1부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어떻게 보면 1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기업인 소니, 다이슨, LG생활건강, 이케아, 3M의 이야기였다.


그 중 LG생활건강과 3M이 인상적이었다.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 연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공한 사업이 없었던 2005년 이전엔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였다.

그러던 와중 LG 구본무 회장은 2001년 당시 법정관리를 받고 있던 해태제과에서 대표이사를 맡은지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차석용 현 부회장에 주목했고 영입에 성공했다.

그렇게 차석용 부회장은 자신의 원칙(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퍼즐 맞추듯 꼭 필요한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는 것.)에 맞춰 일을 추진해 나갔고 2007년 한국 코카콜라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음료 사업을 시작한 뒤, 기존의 주력 사업인 화장품에서도 저가 화장품 라인인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라인에는 이미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있었지만 이름과 달리 초반의 성적은 좋지 못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아모레의 비슷한 라인인 '설화수'가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석용 부회장은 한방 화장품을 설화수가 차지하고 있으니 '궁중 화장품'으로 포지셔닝 하도록 지시했고, 왕후가 바르는 궁중 화장품으로 중국 상위 5% 고객들을 공략했다.

그 이후 2017년에 있었던 사드 사태에서 조금 위기가 다가온 줄 알았으나 중국 따이궁(보따리 장수)에게 판매 개수를 제한했던 설화수와 달리 제한을 두지 않았고 그 덕분에 설화수를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과정들을 봤을 때 LG생활건강이 지금의 위치에서 계속된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위기가 찾아와도 그 상황에 맞는 유연한 모습으로 대처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3M의 제품은 역시 '포스트잇'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도 실패했던 제품이라는 사실은 접할 때마다 놀랍기만 하다.

1970년 3M의 연구원 스펜서 실버는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다가 실수로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임이 없는 제품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 제품을 그냥 두지 않고 실패 세미나에 보고한 후 데이터 베이스에 기록해 놓았다고 한다.

이렇게 사라질 수도 있었던 실패한 접착제는 같은 연구소 직원인 아서 프라이의 추가 연구로 우리가 아는 '포스트잇'이 되었다.

물론 이 제품도 처음부터 성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성과 부진에도 좌절하지 않은 프라이가 3M 회장 비서의 이름으로 <포춘>에 선정된 500대 기업의 회장 비서들에게 샘플을 보냈고, 그 이후 포스트잇의 쓸모가 널리 알려지며 매출이 올랐다고 한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져 만들어진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만들어진 포스트잇을 그 제품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샘플을 보낸 건 자신이 만들어낸 제품에 대한 많은 연구와 애정으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3부는 '패션과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들, 이들은 어떻게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넷플릭스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첫 출발은 DVD 대여 서비스였다고 들었다.

1990년대 비디오 대여점이 흥행했는데, 당시 미국에서는 '블록버스터'가 비디오 대여점의 대명사로 통했다고 한다.

과거 비디오를 빌려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대여점에서 정해둔 기간 내에 반납하지 않을 경우 연체료가 발생하는데 블록버스터의 연체료가 상당히 높았고(3일 대여할 때 4.99달러, 하루 연체되면 0.99달러) 그 연체료로 인한 불쾌감을 느꼈던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창업자)는 연체료 없는 대여 서비스를 떠올렸다.

연체료라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소비자)의 니즈가 있었기에 계속 흥행했던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보완하고 한 달 단위로 구독하는 방식을 구상했지만 우편 요금의 부담이 상당했기에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당시 새로운 발명품이던 DVD를 알게 되었는데 비디오에 비해 우편 요금이 훨씬 저렴했기에 비디오 대신 DVD 대여로 방향을 틀고 1998년 5월 '세계 최초 온라인 DVD 대여점'으로 넷플릭스를 설립했다.


그러던 2007년 DVD 우편 배송과 별개로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DVD 시장의 정체 및 매출 감소에 대한 현상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단순히 시스템을 전환한 것 뿐 아니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더 저렴하면서 더 효율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되었다.

하지만 스트리밍 초반에는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하다는 것과 콘텐츠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것들을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콘텐츠 라이선스를 가진 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신규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현재 우리가 아는 넷플릭스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일을 하며 당장 코 앞에 닥쳐온 미래만 생각하기보다 지금까지의 흐름과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수 있는지 살펴보며 그 상황에 맞게 변화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판단하는 유연성이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모를 때'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면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고 느꼈다.

자신의 실패를 다른 직원들에게 마음껏 자랑한다. 실패를 공유하고 실패에서 배우자는 취지다.

생활용품, 화장품만 가지고는 두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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