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나 돌아와
아가타 투신스카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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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받아서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땐 동화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완전히 포장하듯 둘러싼 종이 띠지를 벗겨냈을 때 손에 끼울 수 있는 인형과 연결된 듯한 옷을 입은 아이와 마주할 수 있었다.

아이의 이름은 '조시아 자이칙'이었다.


폴란드에서 가본 곳이라곤 게토의 지하실 뿐이었지만 엄마가 사랑하는 곳이었기에 조시아 또한 폴란드를 사랑했고, 바르샤바를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했다.


할아버지로 인해 ㅁ든 가족들이 게토로 향했지만 그곳에서 가족들이 한 명씩 없어졌고, 엄마와 단둘이 남았을 때 조시아를 살리기 위해서 엄마는 아이를 꽁꽁 싸매고 어딘가의 지하실로 향했다.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시아는 조용히 숨어지냈고,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여러가지 공부와 바깥세상을 알려주며 머리만 있던 인형에게 몸을 만들어주었다.


그 인형이 바로 조시아의 딸, 인형 '주지아'였다.


조시아에게 있어 주지아는 아이가 아닌 '엄마'로 있게 해주는 존재였다.

처음엔 그런 조시아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자신이 아이라 엄마를 도와줄 수 없기에 엄마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가 밖으로 나갈 때 '지금은 나가지만 꼭 돌아올거야, 엄마는 항상 너에게 돌아와.'라며 어린 조사아의 허락을 구했고, 조시아는 울며 엄마가 나가는 것을 허락하고는 주지아에게 '울면 독일인에게 여기 여자아이가 살고 있다는 것을 들킬 수 있다.'며 달랬다'는 부분에서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도 엄마와 항상 같이 있을 수 없는 자신 대신 인형이라도 엄마와 함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엄마는 그렇게 조시아를 숨겨두고 지하실 밖에서 게토의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빼돌리는 일을 했다.

위험한 일이었기에 딸을 위해 비상식량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엄마가 귀가가 늦어지던 시기에 조시아는 비상식량을 꺼내 먹었다.

그 뒤 엄마의 부탁으로 찾아온 낯선 사람이 자신과 함께 어디론가 가야 한다고 했을 때 '정말 엄마가 보낸 것이 맞을까?', '혹시 엄마가 잘못되어서 조시아 혼자 남은 거라면 어떡하지?'하는 의샘과 걱정이 들었지만 다행히도 정말 엄마의 부탁이 맞았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다시 만나게 된 엄마는 조시아의 기억과 다른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런 엄마를 목소리와 냄새로 확인했고, 두 사람은 게토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조시아는 이모와 이모부를 만나게 되었지만, 엄마와는 다시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



어른이 겪어도 오랜 기간 흉터로 남을 일을 어린 시절에 겪어야만 했던 조시아의 이야기는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도록 만들었다.


살아남았지만 가족들과 어린 나이에 헤어져야만 했고,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지하실에 내내 숨어있어야만 했던, 인형을 다그치며 자신의 울고 싶은 마음을 추스릴 수밖에 없던 어린 조시아가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아마 책의 외형이 동화책 같은 건 엄마와 함께 해서 즐거웠던 어린 시절 조시아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책 띠지에 있던 꽃무늬 자수는 지하실에서 엄마로부터 배운 것이었기에 아마 '엄마가 어린 시절의 조시아를 감싸주었다'는 의미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시아 자이칙은 전쟁이 발발하기 몇 달 전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 두 살이 채 되지 않았을 때 가족과 게토로 들어갔다. 딸을 살리기 위해, 엄마는 조시아를 지하실에 숨겼다.
조시아는 그곳에서 여러 달을 오직 사랑하는 인형과 함께, 엄마의 이야기가 만들어주는 상상의 세계에서 지냈다. 게토의 벽도 다비드의 별 완장도 기억하지 못한다. 엄마가 가져다준 마로니에 열매 그리고 지하실 바닥에 석탄으로 그린 썰매를 기억할 뿐이다.
조시아 자이척은 전쟁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다.
이것은 조시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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