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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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나는 나의 나이 듦과 흘러가는 시간만 생각 했고 부모님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시간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랬었기 때문에 몇 년 전,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뵀을 때 기억 속의 두 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눈에 들어왔었다. 그렇지만 그 때보다 시간이 더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 없었고, 그 뒤 들려온 소식들이 실감나지 않았을 때 사전 서평단 모집 공고의 내용 설명을 보고 나의 모습이 떠올라서 얼른 신청했고 그렇게 가제본을 받게 되었다.



책을 받고 본문을 읽기 전, 새 책을 읽기 전 습관대로 '이 책은 어떤 내용일까' 하고 생각을 했을 때 막연한 슬픔이 크게 다가올 것이라 느껴졌다.

(그래서 꼭 집에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집에서 읽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대로 마지막 문장을 읽고 덮을 때까지 눈물이 마르지 않았었다.



'나'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의 아프고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을 같이 지나왔었고, 그 흘러갔던 과거를 덤덤하게 풀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더 상상하기 편해서 몰입이 쉬웠고, 그렇기에 더 눈물이 났었다.



슬프고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지만 중간에 멈추기 힘들어서 중간에 해야 할 일을 못할 뻔 했지만..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아버지가 생각난다.

더 늦어서 후회하기 전에 자주 연락을 드려야겠다. 찾아뵙고 싶지만 괜히 불안해서 못 뵙겠지만..

어떤 물건들은 그렇게 사라진다. 버리지도 없애지도 누구에게 준 적도 부숴버린 적이 없어도 어느 시간 속에서 놓치고 나면 기억 저편으로 물러나고 희미해진다. 그래었지. 그래었는데, 라는 여운을 남겨놓고.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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