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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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북클럽의 특혜.

바로 가제본한 책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볼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문학동네 북클럽 4기에 가입해서 읽어본 두 번째 가제본 책이다.


이 책의 작가 9명 가운데 아는 사람은 남궁인, 이소영, 김사월 이렇게 셋뿐.

그나마 얼굴이라도 아는 사람은 남궁인 의사샘 하나 뿐이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소개했듯이 이 책은 '약점', '드러나지 않았던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한 것들이 사실은 나를 채우고, 나를 살아가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글들.


"나의 단점, 나의 비밀. 그렇지만 알고보면 복덩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김신회 작가의 '사랑을 모르는 사람'

밑줄 투성이다. 어쩌면 내가 썼을 것 같은 말들.

두루뭉술하던 감정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의 글로 명확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 너무 사랑한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는 친구들과 가뿐하고도 단단한 애정을 주고받았다. 실제로 이제껏 나를 버티게 한 대부분의 힘은 우정에서 왔다.

모두가 비슷한 보폭으로 앞을 향해 가면 좋았겠지만 ‘다 같이 잘되는 우정‘이란 낭만적인 연애의 신화만큼이나 실현 불가능한 것. 그 때문일까. 점점 친구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남은 친구들과도 자꾸 어긋났다. 우리가 변한 것인지 세월이 변한 것인지 탓할 새도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지금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게 어른의 삶이라면 우리는 어른이다. 외롭게, 약간의 허전함을 머금은 채. 하지만 그걸 티내지는 않으면서 조금씩 어른이 됐다.

내 안에 사랑이 없다는 좌절감. 그로 인해 느껴지는 허전함과 싸우는 일. 그게 나의 가장 큰 취약점이 었다. 사랑을 모르면 모르는 채로 살아가도 될 텐데,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니, 그렇게 살기 싫었다. 뭔지도 모르는 사랑을 갈구하면서, 그러느라 더 사랑에 매달리면서 안전하고 완벽한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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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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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는 <호라이 호라이>와 짝꿍 책이다.

<호라이 호라이>가 달걀 프라이가 '나는 누구인가?'하는 물음에 답을 해가는 과정이었다면

<호라이>는 호라이가 어디에 있는지 재미나게 그림과 함께 풀어내는 책이다.

글과 그림의 조화가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그림책.


'꼬리 위에'

'아빠 위에'

'상자 안에'

이어지는 글에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을지, 직접 그림책을 보면서 확인해보면 무척 재미있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 서현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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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호라이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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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작가의 그림책은 <눈물바다>, <커졌다!>, <간질간질> 모두 읽어보았다.

원래 만화를 전공한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림책의 전통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내는 모습이 멋지다. 그리고 그런 서현 작가만의 문법이 어린이들에게는 무척 재미있는 새로운 문법이다. 서현 작가의 그림책을 어린이들에게 읽어주면 어린이들은 가만히 있질 못한다. <눈물바다>를 읽을 때는 자기가 속상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커졌다!>를 읽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몸이 커진 흉내를 내고, <간질간질>을 읽을 때는 어느새 "오예!"하며 그림책 속 어린이의 몸짓을 따라한다. 어린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게 만드는 작가.

<호라이 호라이>에서는 작가가 좋아하는 노란색, 노란색하면 떠오르는 달걀프라이에서 시작한 상상이 담겨있다. 기발한 상상이 펼쳐지는데, 줄거리를 요약해서 이야기하면 그림책을 읽는 독자들의 재미를 빼앗기 때문에 시작 부분만 살짝 안내를 한다.


속지는 검은색. 이어서 아홉컷으로 알 속에서 달걀 프라이가 깨어나는 모습을 그렸다. 흐물흐물한 달걀이 아닌 후라이팬에 구워낸 듯한 달걀프라이가 뽀각! 하고 나온다. 응? 그런데 달걀 프라이에 두 발이 있네?

발이 있으니 총총총 걸어간다.

'나는 호라이.

밥 위에만 있고 싶지 않아.

나는 왜 호라이일까?

나는 왜 하얗고 노란 걸까?

왜 톡 터질 것처럼 약한 걸까?

왜 매끈매끈 둥근 걸까?

나의 하얀 몸과 노란 얼굴을 봐.

마치 껍질을 벗은 달 같지 않니?'

이어서 호라이가 어떤 모습과 비슷한지 쭉 나오는데 그 상상력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호라이호라이>의 마지막 부분은 <맨인블랙>의 엔딩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푸흡,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전통적인 그림책의 세계에 얽매이지 않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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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레벨 업 -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17
윤영주 지음, 안성호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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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25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

가상현실 속에서 펼쳐지는 sf동화다.

가까운 미래의 vr게임 속 세계를 통해 진짜와 가짜, 삶과 죽음, 자유와 속박에 관한 사유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은 작품입니다.


이번에 '스위치 창비'(Story with Changbi)에 가입하고 사전서평단을 신청했다. 가제본 한 책을 받아봤는데 사전서평단을 신청할 때 표지 그림부터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드래곤을 타고 있는 아이 둘. 캡슐 속에 누워서 뇌파로 가상현실 세계에 접속할 수 있는 게임 '판타지아'.

주인공 중의 한 명인 아이 선우는, 영재학교에 다니는 아이로, 열심히 공부하는 댓가로 하루에 한 시간, 판타지아에 접속할 수 있는 약속을 부모님에게 받아낸다.

가상현실 세계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까닭은 현실이 괴롭기 때문이다. 3년이나 편입시험을 쳐서 겨우 턱걸이로 합격하여 슈피리어 스쿨 학생이 된 선우. 슈피리어 스쿨은 수학, 과학 영재들을 뽑아서 수준 높은 교육을 하는 특수학교다. 선우는 학교 첫날, 범호라는 아이에게 '지갑'으로 찍혀 가상 화폐를 뺏기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부모님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면서, 같은 학교 아이에게 괴롭힘까지 견뎌내야 하는 생활. 그런 선우에게 '판타지아'는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완벽한 세상이다.

어느날, 판타지아에서 선우의 게임 속 드래곤, 화리스탈을 타고 암벽맵을 탐험하는데,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새총으로 몬스터를 물리치면서 순간이동까지 가능한 게임 유저를 만난다. 판타지아 내에서 순간이동은 가상 현실 게임의 특성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 그 아이는 어떻게 가능한 걸까? 노란색 원피스의 소녀를 만난 뒤, 선우는 손꼽아 소녀를 다시 만나기를 기다린다.

그 아이의 이름은 원지. 원지는 순간이동,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부릴 수 있고, 판타지아에서 살다시피 하는 선우도 모르는 아름다운 장소도 안다. 선우와 원지는 점점 더 친해지고, 비오는 날을 계기로 원지는 잊어버린 기억을 되찾게 된다. 되찾은 기억과 더불어 선우와 원지는 어쩔 수 없이, 단 하나의 선택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


+스포일러 alert

'작가의 말' 에서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사자왕 형제의 모험>, <나니아 연대기>, 이영도의 <드래곤라자> 속 드래곤 이름을 빌려오기도 했단다. 어쩐지.... SF소설을 좋아하고, 판타지를 좋아하는 내게 딱인 동화였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SF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으면 좋갰다. 어른이 되어서도 SF소설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가상현실, 뇌파를 이용한 게임, 육체를 버리고 뇌만 가상현실에 업로드하는 상상 등, 어린이 동화에서 다루기 까다로운 소재들이 나오는데 작가는 게임을 통해 쉽게 설명한다. 사실, 육신을 버리고 인간의 정신을 업로드하는 이야기는 요즘 SF소설의 주요 소재다. 김초엽, 켄 리우 등 많은 작가들이 상처입고, 죽음에 이르는 불완전한 육신을 벗어버리고 뇌를 업로드하는 이야기를 자주 풀어낸다. 켄 리우의 최근 작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에서 '싱귤래리티 3부작'을 통해 이러한 과학적이면서도 윤리적인, 무엇이 더 인간다운 선택일 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싱귤래리티란,

(singularity)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점을 말한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의 내장형 프로그램을 처음 고안한 미국의 수학자 존 폰 노이만,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수학자인 앨런 튜링, 미국 컴퓨터 공학자인 버너 빈지 등이 이 개념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전망을 한 사람은 미국 컴퓨터 과학자이자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기술부문 이사인 레이먼드 커즈와일이다.

커즈와일은 2005년 저서 <특이점이 온다>를 통해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즉 2045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연구결과를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게 되며 이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지점이 올 수도 있는데 그 지점이 바로 특이점인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래도 나는 홍옥이 제일 좋다. 매킨토시종을 비롯한 '생으로 먹기 좋은' 사과는 입으로 맛을 보게 마련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과육이 말 그대로 녹아내리듯이 목으로 넘어가니까. 그런 반면에 홍옥은, 온몸으로 맛을 음미한다. 단단한 과육은 깨물면 턱이 얼얼하고, 아삭거리는 소리는 두개골에 부딪혀 메아리치고, 시디신 맛은 혓몸을 타고 넘어 발끝까지 퍼져 나가니까. 홍옥을 먹을 때면 내가 정말로 살아 있는 느낌이 난다. 세포 하나하나가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 아아, 이거야, 더 줘, 부탁이야.'

내 생각에 몸은 저 나름의 지능이 있다. 정신은 결코 하지 못할 방식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줄 아니까.

같은 책, '카르타고의 장미', 178쪽

결국 원지의 선택 또한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 뒤에 오는 것이다.

죽음이 두렵지만, 죽음이 끝은 아닐 거라는 것,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또다른 모험 속으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선우에게 어떤 부탁을 하게 된다.

'나도 저렇게 사라지게 될까?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는 걸까?'

그랬다. 세계를 박살 낼 준비는 끝냈지만, 원지에겐 또 하나의 준비가 필요했다.

바로, 자신을 박살 낼 마음의 준비였다.

'아니야, 죽음은 끝이 아닐 거야. 나는 데이터가 아니야. 완전히 삭제되는 그런 게 아니라고.

나는......나는...'

두려움과 치열하게 싸우던 원지 앞에, 한 줄기 빛 같은 생각이 비치었다.

'그래, 나는 엄마를 만나게 될 거야.'

엄마. 이미 죽음 너머에 가 있지만, 여전히 원지 안에 존재하는 엄마. '진짜 모험가'인 사랑하는 엄마의 얼굴을 떠올리자, 원지는 마음에 온기가 퍼지는 것을 느꼈다. 밀물처럼 밀려들던 두려움이 썰물처럼 스르르 빠져나갔다.

154-155

정말 재미있게 단숨에 읽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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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랑 콩콩 아이세움 그림책
윤지회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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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편안한 곳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예약해서 미리 받아보았습니다. 건오에게 주는 마지막 편지 같았어요.
작가님. 편히 쉬세요. 좋은 그림책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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