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리듬 난바다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듬난바다 #김멜라 #문학동네 #서평단

김멜라 작가님 소설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몇 번 읽은 게 다다. 24년 대상작 ‘이응 이응’을 비롯해 몇 년에 걸쳐 빠지지 않고 이름이 불린 작가님이라서. 23년에 ‘모래 고모와 무경의 모험’을 읽었을 때 정말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이렇게 쓰지? 그런 작가님의 새로운 장편이 나왔다고 해서 서평단을 신청, 책을 받아보았다.

1. 500쪽이 넘는다.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술술 잘 넘어간다.
2.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욕-받이‘ 방송을 하는 세 사람과 그들이 방송을 하는 마을에서 이모 내외와 딸기농사를 짓는 을주가 나온다. 방송 팀장인 선둘희의 연인 한기연(스무 살 차이가 나는), 그녀의 친구 페피가 나오고 그들 곁에 다른 사람들이 차곡차곡 나온다.
3. 반전이 있다.
4. 을주와 둘희의 이야기, 번갈아 나오는 과거 이야기의 흐름 속에 강선생, 시후의 이야기도 함께.
5.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추리? 소설 같은 느낌이 들기도.
6. 그래서 책이 술술 잘 넘어가는.
7. ‘차별금지법‘, ’혐오표현금지‘ 에 대해 나오고. 둘희와 한기연은 동성연인. 을주도 우연히 해변에서 만난 둘희에게 반해서, 둘희에게 가까이 가고 싶어서 ’욕-받이‘ 방송에 나가기로 신청한다.

_
❣️’사랑은 취미로 하는 거’라고 했지만, 한기연과 둘희의 사랑은 취미는 아니었고.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믿는지.

정리하기 꽤나 어려운 책이다.
아주 서툴게 정리하자면, #LOVEWINSALL 이라고.
서로의 손길을 바라고 뜨겁게 어루만지고, 땅과 멀리 떨어진 바다(난바다)처럼 ‘언젠가 이 외로움도 난바다처럼 멀어질거라’고 믿으며, 나를 기다리는 사람과 개에게로, 다시 삶으로 나아가는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듬 난바다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멜라 작가님 소설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몇 번 읽은 게 다다. 24년 대상작 ‘이응 이응’을 비롯해 몇 년에 걸쳐 빠지지 않고 이름이 불린 작가님이라서. 23년에 ‘모래 고모와 무경의 모험’을 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색 광선 꿈꾸는돌 43
강석희 지음 / 돌베개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단으로 책을 받아 보았습니다.


강석희 작가님 책은 처음 읽어본다.

작가님을 검색해보니 주로 학교 밖이나, 잘 다루지 않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셨다. 문학이 누군가의 곁에서 가만히 있어주는 일을 한다면, 가장 필요한 아이들이지 않을까.

이번 책에서도 작가는 돌봄이 필요하면서도, 돌봄을 되돌려주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연주. '학교를 마친 다음에는 줄곧 이모를 생각하'(14쪽)는 아이. 이모를 줄곧 생각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뒤에 나온다. 어쩌면 그 일 이전부터 연주는 학교에서, 삶에서 자꾸만 미끄러지곤 했을텐데, 그 일 때문에 이모와 멀어지며 더욱 미끄러지는 속도가 빨라졌을 것 같다.

맥없이 다니는 학교지만, 반에서 하는 소모임에는 가입한다. 다른 소모임에 견주면 무척 빽빽한 안내란에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뚝 떨어지는 기분과 한없이 가라앉는 마음까지 받아 낼 수 있을지도!'라는 문구가 보인다. 연주가 떨어지는 물건을 발등으로 받아내는 '트래핑' 소모임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은 까닭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겉으로는 별 수 없이 들어간 것 처럼 보이지만.) 살갑게 다가오는 다해, 정연, 혜영에게 선뜻 곁을 내어주지 못하며 겉돌고, 미운 말을 내뱉는 연주.

이모와 가깝게 지내다, 어떤 일로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고(물론, 어른도 상처를 받으니까 이모 또한 그랬겠지만. 이모에게 상처를 준 나에게 지레 겁을 먹고 먼저 도망친 건 연주) 3년이나 이모와 만나지 않는다. 물에 떠내려오는 자두 두 알을, 두 알 모두 다 먹었어야 했다면 가슴을 치는 외할머니. 이모는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도움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누군들 안 그러겠는가마는. 어른이 되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는지.) 스스로 살아가겠다는 선언은, 때로는 부모에게 못을 박는 일이 되기도, 남몰래 안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 사이 연주는 먹고 싶은 것을 마구 먹고, 그대로 다 토하는 거식증, 과식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는 짓을 서슴치 않는,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연주가, 이모와 함께 살며 이모를 돌본다.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관계. 일방의 돌봄에서, 서로의 돌봄으로 방향을 바꾼다. 어릴 때는 어른들의 도움이 무조건이지만,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나도 어른이었던 가족을 돌볼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나서 좋았다. (청소년에게 돌봄의 무거운 짐을 지운다는 내용이 아니라. 연주 스스로 그 무거움을 감당하고, 선뜻, 이모와 함께 하겠다고 나서는 가벼움이 좋았다.)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은 삶의 무거움도, 함께 하다 보면 갑자기 가벼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청소년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강보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보라 작가의 첫 소설집.
8기 뭉친 신청했는데 서평단으로 뽑혔다. 받자마자 거의 다 읽었는데, 마지막까지 못 읽어서 이제서야 서평을 남긴다.


차 례
티니안에서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신시어리 유어스
바우어의 정원
빙점을 만지다
직사각형의 찬미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

1. 티니안에서
어떤 통쾌함을 느꼈다. 사이판의 작은 섬, 티니안으로 여행을 떠난 수혜와 민지. 중학교 시절 절친이었지만, 십 년 가까이 연락이 끊어졌다가 최근에 다시 만나게 되어 여행을 왔다. 이런 사실을 수혜는, 공항에서 만난 백인 남자 둘에게 스스럼 없이 털어놓는다. -리틀보이, 팻 맨이라는, 일본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던 비행기 활주로가 있는 섬에서 참으로 부적절한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두 남자.
사실 수혜, 민지, 그리고 영영 연락이 되지 않는 연선은 중학교 시절 ‘걸레 삼총사’로 불렸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뜨거워질 만큼 그 성욕게 충실했다’는 이유로 세 아이에게 붙은 ‘모욕적인 별명’. 같이 잔 남자아이들은 걸레로 불리지 않는데, 여자 아이들만 그렇게 불리는 사회.
오랜만에 만난 수혜는 여전해서, 민지는 내심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지만, 티니안이라는 작은 섬에서 만난 한국 남자들이 여전히 수혜를 ‘걸레’로 볼 때, 민지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팻맨과 리틀보이가 수혜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았을지 걱정을 할 뿐. ‘기집애들이 밤에 빨가벗고 돌아다니다가 양키 놈들에게 걸려가지고’(32) 난리가 났다는 한국 남자들 사이로, 별 모양 모래를 손에 쥐고 수혜가 나타나자

‘뒤를 돌아보니 세 남자가 태풍에 터전을 잃은 이재민 같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34)

2.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이 소설도 미묘하게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가?’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발리 우붓에 요가를 하러 온 주인공, 김재아. 사실혼 관계의 현오와 함께 오지 않은 여행지에서, 8년 전에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 고급 캐리어 ‘리모와’를 들고 반 클리프 아펠 팔찌를 찬 재아는 이질적(?)인 존재다. 우아하다, 대단하다라는 평을 듣지만, 그래도 서서히 게스트하우스의 한국인들과 가까워진다. 사진을 찍는 송기호, 오반장으로 불리는 숙소의 연장자, 오반장과 연인 관계인 듯한 젊은 여자 호경.
재아는 이들과 함께 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이들의 관계를 내려다 본다. 자신의 연인인 현오가 송기호의 사진을 어떻게 평가할 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참여한 요가 클래스에서 동물처럼 움직이고 소리를 지르며 웃었던 기억만은 오염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3. 신시어리 유어스
잡지사의 기자인 정단. 선배인 문태 언니의 동생(단이와 동갑인) 문규씨가 말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의 거트루드 스타인이라 불리는 시내 선배가 흥미를 보인다. 문태 언니와 시내 선배가 어느새 단짝이 되어 버리고, 갑자기 제주에 말을 보러 오라고 해서 가보니, 둘은 이미 펜션에 와 있던 차에 단이를 불렀다. 여자는 꼭 셋이 되면 한 사람이 소외된다. 왜 그럴까.
동갑인데다 몇 번이나 삶의 경로를 바꾸었던 문규에게 이상한 질투심 같은 것을 품고 있던 단은, 실제로 문규를 만나 마방을 보고 말을 만나면서(알밤) 더욱 그러한 마음이 짙어진다. 실수로 알밤이 마방 밖으로 뛰쳐나간 안개낀 밤에, 알밤이를 데려오겠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뛰쳐나간 단이는, 문규의 냉장고에 붙어 있던 엽서 한 장을 자기도 모르게 주머니에 넣는다. 그게 바로 이 소설의 제목. 신시어리 유어스.

요즘은 아침마다 목장 풍경을 명상하듯 가만히 바라보곤 해요. 띄엄띄엄 서서 서로를 힐끔대는 말들을 구경하면서요. 상처 입은 말들이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그 풍경이, 어쩐지 인간관계의 한 지침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영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일지라도 끝끝내 곁을 지키며 함께 존재하는 일. 어쩌면 그것이 저마다 다른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 아닐까 하고요.(1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억 번째 여름 (양장)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출판사에서 제공받아서 읽었습니다.

<오렌지와 빵칼>로 만났던 청예 작가가 이번에 창비에서 <일억 번째 여름>이라는 영어덜트소설을 냈다.

워낙 <오렌지와 빵칼>을 속도감 있게, 쭉 빨려들어서 읽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작가의 말에서 '솔라펑크소설'이란 말을 처음 들었다. 검색해보니, 사이버펑크가 아닌 자연환경에 대한 소설이라는데. 책 소개만 봤을 때는 SF라고 짐작해서, 처음에 읽어나갈 때 세계관이나 낯선 낱말들을 머리에 집어 넣는데 조금 시간이 들었다.

주홍, 이란 아이가 화자가 된 글이 먼저라서 주홍이 주인공인가 싶었는데, 주홍, 백금, 연두, 일록, 이록 이렇게 다섯 아이의 목소리가 고루 나온다. 백금만의 여름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원래 썼다가 빼셨다고 한다.


차 례

고대 선조의 예언

1부 빛이 있으라

2부 주홍의 여름

3부 이록의 여름

4부 일록의 여름

5부 그러자 빛이 생기니

여름의 끝


지구가 더 이상 사람이 살지 못하는 환경이 되면서, 후손들을 우주로 내보냈다. 인간의 후손(네오인)이 정착한 행성이 소행성과 충돌하며, 계절 가운데 여름만 남게 된다. '빛균'이란 미생물이 행성에 여름이 이어지자, 내뱉는 산소가 많아져서 동식물들의 몸집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게 된(선캄브리아 처럼) 세계다. 계절은 여름 뿐이지만, 빛이 강해지는 새여름과 빛이 쇠락하는 끝여름이 있다. 선조가 남긴 예언에는 일억 번째 여름이 지나면 낡은 한 종족은 반드시 멸망한다고 하는데, 이 행성에 살아남은 인간의 후손은 두두족, 미미족 이렇게 두 종족으로 나뉜다. 두두족은 검은 머리카락만 자라고 미미족은 다양한 색의 머리카락이 자란다. 미미족은 야외에서 일을 하고, 두두족은 실내에서 과학을 발전시켰는데, 이러한 차이가 점점 더 불평등한 차이로 자라나서 지금의 두 종족은 지배, 착취와 지배당하는 자로 나뉘는 셈이다.

주홍은 미미족의 족장. 어린 나이지만 부족을 이끄는 족장이면서, 다리가 약하게 태어난 이록을 업고 콜로나를 뒤지고 다닌다. 미미족의 역할은 자연재해(쓰나미, 천둥, 지진)이 일어날때 채집하는 글로브로 에너지를 얻어서 두두족의 실내 생활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를 전송하는 일이다. 채집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지만, 미미족은 목숨을 걸고 채집에 나서고, 그 대가로 변변찮은 식량을 받는다. (식량은 언제나 모자르다는 설정) 두두족의 족장은 일록과 이록의 아버지. 두두족의 족장은 콜로나를 뒤져서 궁극의 원천을 찾아내고자 한다. 그것을 찾으면 영생을 살고, 무한동력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 고대 언어를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지구에서 쓰던 언어) 읽을 수 있는 이록을 업고 콜로나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책은 다섯 아이를 화자로 내세워 멸망에 다가가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두 종족의 차이와 반목을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끝까지 사랑하는 이를 살리고 싶은 마음을 그려낸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라서 말할 수가 없다. '영어덜트'라는 말이 '청소년' 소설보다는 조금 더 어른이 읽는 소설에 가깝다는 뜻이겠지만, 사실 청소년, 어른, 영어덜트의 구분이 크게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은 낯설지만, 지구 이후의 세계와 그 곳에서 살아가는 다섯 아이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일억번째여름 #청예 #창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