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소설Y
조은오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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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가제본이라 작가 이름도 모른 채 읽었다. 아는 작가일까 싶어 여럿을 떠올리며 읽었는데 알고보니 이 책이 처음이신 듯 하다. 조은오라는 이름을 서점에 검색해보니 '버블'만 나온다. 물론 습작을 쓰고 준비를 여러 해 하셨겠지만 첫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청소년SF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게 끌고 나갔다.

SF소설이라는 장르는 청소년 소설과 참 잘 맞는 것 같다. 근미래, 또는 아주 먼 미래의 세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을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과 빗대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그렇다. <버블>도 마찬가지다. '버블' 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는 거품 안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가? 비눗방울처럼 뭔가 영롱하고 귀엽기까지 한 이야기인가? 여러 생각을 했다. 막상 이야기를 열어보니, 다툼, 분쟁을 막기 위해 '버블'이라는 체제 속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고 할 만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세계관이었다.

제 2인류 원칙

  1. 서로 공유하는 정보의 양을 제한할 것

  2. 최소한의 단위로 버블에 거주할 것.

  3. 버블의 밖에서는 눈을 감을 것.

상대의 눈을 보지 못한다는 것. 최소한의 정보도 주고 받지 못하는 사회, 인간. 이런 사회 속에서 평가원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어느날 126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처음으로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하게 된다. 어딘가 이 속에 완전하게 스며들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던 나는 126의 제안을 따라 처음으로 버블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예상을 조금 벗어나긴 했다. 살짝 아쉬움도 있었지만(후반부의 설정이나 서술이 너무 빨리 끝나버리는 느낌...) 버블과 사람, 사회와 그 속의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버블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설정, 눈을 감고 접촉을 줄인다는 설정에서는, 우리가 겨우 지나온 팬데믹 3년이 떠오르기도 했다. 루이스 로리의 <기억 전달자>와 비슷하기도.

거리에서는 서로 2미터씩 떨어져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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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의 빛 - 빛의 세계에서 전해 주는 삶을 위한 교훈
로라 린 잭슨 지음, 서진희 옮김 / 나무의마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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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문학동네 서평 이벤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영매이자 고등학교 교사.

영매라니. 이 책 서평을 쓰겠다며 신청할때만 해도 믿지 않는 마음이었다.

책의 내용이 어떨지도 걱정이었다. 허무맹랑한 내용이면 못 믿을 것 같았다.

걱정과는 달리,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영적인 능력을 의심하고 두려워하며 밀어내고 싶어했다.

세월이 흐르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본인이 성숙해지면서 능력을 제대로 사용해야 함을 알고

여러 과학실험을 통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죽으면 저세상이라는 곳에 간다.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 머무른다.

저세상은 천국과 지옥이 아니라 빛과 사랑으로 가득한 곳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어진 삶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참 여러 가지다.

영화로, 노래로, 소설, 시, 그림....'사랑'이 모든 가치 가운데 으뜸이라는 것을 꾸준히 알린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믿고 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면 절망하고 분노한다.

이 책은, 그렇게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들이 빛과 사랑으로 가득한 곳에 있으며,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마중 나온다는 말을 해준다. 이만큼 위로가 되는 말이 또 있을까.








드디어 내담자가 함께 참여했던 2차 상담의 점수를 알게 되었다. 한 내담자는 내 진술의 90퍼센트가 정확하다고 채점했다. 다른 한 명이 매긴 정확도는 95퍼센트였다. 이것은 무엇을 뜻할까? 나는 이 결과를 통해 바이셜 박사가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지 궁금했다.

바이셜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 과학자로서 저는 영매들이 고인과 소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연구 자료가 그런 방향을 향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과학이 그 방향으로 따라가고 있지요. 우리의 연구 자료들은 세상을 떠난 이들과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한편 인증서는 나에게 또 다른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것은 내가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감을 의미했다.


- P236

나중에 듣기로는, 교장 선생님도 나와 영적 상담을 한 후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상담을 하기 전 그녀는 사후 세계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자신이 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동시에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었다. 선하고 정직하며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으나 자신의 존재는 유한하다고 생각했다. 이 삶 너머에 무언가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그렇게 의미 있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지금 이 세상에서 최대한 가치 있게 살다 가고자 했다.

그러나 상담 이후 교장 선생님의 세계관이 바뀌었다.

교장 선생님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냥 죽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나중에 정말 놀라운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 삶도 그 일을 위한 준비가 되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그 빛과 사랑의 시계와 연결되는 경험을 하면서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지요."(269~270)

- P269

슬픔은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저세상은 그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와 연결된 눈부신 사랑의 끈은 저세상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낄 때, 그것은 마치 사랑의 끈을 잡아당기는 것과 같다. 끈이 진짜 이므로 고통 또한 실재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의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계속된다. - P282

우주는 우리가 서로를 위해 존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과 슬픔 속에 마냥 홀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우리를 이어 주는 환한 빛과 사랑의 끈을 기려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때 가장 큰 치유의 힘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강력한 힘으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방대하고 끝없는 사랑의 순 환 속에 머물면서 다른 이들로부터 사랑받기도 하고, 그 사랑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야 한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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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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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문학동네에서 받아서 읽은 책.
2주 기한을 지키려고 오늘까지 기를 쓰고 읽었다.

가독성이 높다.
분명 영어로 썼는데 한국어로 쓴 것처럼 술술 읽힌다. 번역하신 분의 공도 크겠지만, 작가가 한국인 이민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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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숭아 - 꺼내놓는 비밀들
김신회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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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북클럽의 특혜.

바로 가제본한 책을 누구보다 먼저 읽어볼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문학동네 북클럽 4기에 가입해서 읽어본 두 번째 가제본 책이다.


이 책의 작가 9명 가운데 아는 사람은 남궁인, 이소영, 김사월 이렇게 셋뿐.

그나마 얼굴이라도 아는 사람은 남궁인 의사샘 하나 뿐이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소개했듯이 이 책은 '약점', '드러나지 않았던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한 것들이 사실은 나를 채우고, 나를 살아가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글들.


"나의 단점, 나의 비밀. 그렇지만 알고보면 복덩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김신회 작가의 '사랑을 모르는 사람'

밑줄 투성이다. 어쩌면 내가 썼을 것 같은 말들.

두루뭉술하던 감정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의 글로 명확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 너무 사랑한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는 친구들과 가뿐하고도 단단한 애정을 주고받았다. 실제로 이제껏 나를 버티게 한 대부분의 힘은 우정에서 왔다.

모두가 비슷한 보폭으로 앞을 향해 가면 좋았겠지만 ‘다 같이 잘되는 우정‘이란 낭만적인 연애의 신화만큼이나 실현 불가능한 것. 그 때문일까. 점점 친구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남은 친구들과도 자꾸 어긋났다. 우리가 변한 것인지 세월이 변한 것인지 탓할 새도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지금은 각기 다른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게 어른의 삶이라면 우리는 어른이다. 외롭게, 약간의 허전함을 머금은 채. 하지만 그걸 티내지는 않으면서 조금씩 어른이 됐다.

내 안에 사랑이 없다는 좌절감. 그로 인해 느껴지는 허전함과 싸우는 일. 그게 나의 가장 큰 취약점이 었다. 사랑을 모르면 모르는 채로 살아가도 될 텐데,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니, 그렇게 살기 싫었다. 뭔지도 모르는 사랑을 갈구하면서, 그러느라 더 사랑에 매달리면서 안전하고 완벽한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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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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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는 <호라이 호라이>와 짝꿍 책이다.

<호라이 호라이>가 달걀 프라이가 '나는 누구인가?'하는 물음에 답을 해가는 과정이었다면

<호라이>는 호라이가 어디에 있는지 재미나게 그림과 함께 풀어내는 책이다.

글과 그림의 조화가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그림책.


'꼬리 위에'

'아빠 위에'

'상자 안에'

이어지는 글에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을지, 직접 그림책을 보면서 확인해보면 무척 재미있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 서현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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