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배우는 대로 가르치기 - 학생을 몰입시키는 교수학습의 새로운 접근
레나트 N. 케인.조프리 케인 지음, 이찬승.이한음 옮김 / 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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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에서는 21세기를 지배할 개념으로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알고리즘algorism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군의 방법론적 단계들을 의미한다. 포유류가 생화학적 알고리즘을 가졌듯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것은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사랑하는 방식, 학습하는 방식, 그 모든 것은 알고리즘 덕분이다. 알고리즘이 존재해야 공부가 가능하다. 적정한 알고리즘을 가진 학생들이 공부를 잘한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최상의 알고리즘을 선택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고 성공한다. 하지만 한번 형성된 알고리즘은 잘 변하지 않는 속성도 가진다. 우리 삶의 패턴이 잘 변하지 않는 것처럼!

 

  『뇌가 가르치는 대로 배우기를 읽노라니 자연스레 인간의 학습 알고리즘을 생각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그들의 세계를 점령해버린 첨단 미디어와 비디오테크의 세계와 전통적인 교수법은 조화를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뇌의 학습 원리에 따라 비디오테크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하지만 교실은 여전히 전달직접지도(TDI)’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간의 학습 알고리즘을 고려하지 않는 교수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통적인 교육 밈meme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술의 수혜 속에서 성장한 디지털 세대에게는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저자들의 시작은 우리의 뇌는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있으며, 그들의 비법은 뇌가 학습하는 대로 가르치는 것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을 독자는 누구일까? 우선, 인간의 학습 원리를 알고자 하는 학습 열망이 가득한 독자가 좋겠다. 학습 알고리즘의 원리를 정확하게 그릴 수 있다면 저자들이 말하는 자연적 학습’, 그리고 자크 랑시에르가 무지한 스승에서 말했던 보편적 가르침(Ranciere)’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모든 것은 모든 것 안에 있다.” 두 번째 독자는 전통적 교수법이라는 자기복제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교사, 배움을 거부하는 아이들(어쩌면 거부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 잠자는 교실을 만들어내는 학생들에게 질려 교실에 들어서기 두려운 교사에게도 좋겠다. 현재 자신이 채택하고 있는 교수법의 맹점을 깨달게 해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울러 저자들이 말하는 유도경험접근법Guided experience approach은 수업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과 상상력을 줄 것이다. 세 번째 독자는 비디오테크의 세계와 함께, 그 세계를 넘어 학습의 메커니즘과 학습 알고리즘의 세계로 자녀를 인도하고 싶은 부모들이 읽으면 시사점이 많을 책이다. 첨단 미디어를 손에 쥔 아이의 순간적인 몰입에 기뻐하다가 이내 그 미디어로 인해 아이의 태도와 학습 역량에 심각한 문제와 결핍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라면 저자가 제시하는 편안한 각성상태’, ‘학습 경험의 구성’, ‘학습에의 몰입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직면한 도전적 과제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술의 세계와 전통적 학교에서 최상의 것을 찾아 통합하는 것이다(73).”

 

이 책의 요지는 과목마다 기본이 되는 핵심 내용의 학습을 소홀히 하라는 게 아니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술의 수혜 속에서 성장한 디지털 세대를 가르칠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88쪽).

자연적 학습은 지각/행동 현상·지각/행동 사이클·지각/행동 학습을 통합한 것이다(131쪽).

교사는 대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반항아는 쉽게 알아보고 도와주려고 애쓰지만, 수업을 ‘하는 척’만 하고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213쪽).

현행 교육체제의 비극은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일의 상당수가 하위경로를 자극하며, 따라서 상위인지기능의 작동과 효과적인 학습을 방해한다는 것이다(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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