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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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보고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낭만적이게 생각한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악하게 태어난 사람은 없고 어떤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갈피를 못 잡은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긴 해야 하지만 사형으로 대가를 치르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는 열다섯 살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유정과 사형수 윤수를 비롯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태어난 곳도, 성별도, 자라고, 살아가는 방식은 물론 사회적 위치도 천차만별인 그들에게는 딱 하나 유일한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 모두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죄라면 왜 누구는 타인의 죄까지 책임을 지고 사형수가 되고 왜 누구는 열다섯 살 소녀를 무참하게 짓밟고도 떳떳하게 대한민국을 활보할 수 있을까? 그것을 구분하는 과연 누구일까? 책을 읽는 내내 많은 의문점들이 생겼다. 나는 유정과 윤수가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무엇 하나 같은 것 없음에도 불구하고 꼭 닮은 짝처럼 '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둘의 관계가 책을 읽는 내내 진심으로 부러웠던 것 같다. 결국, 윤수는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지지만 만약 사형이 영원히 집행되지 않은 채 함께 또 따로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졌다면 둘의 관계는 어떤 국면을 보여줬을까?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지극히 평범한 연인처럼 싸우고 사랑하고 다투고 화해하고 영원을 함께하는 둘을 상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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