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오래 산다 - 30년 문학전문기자 생애 첫 비평에세이
최재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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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너무 바빠서 책을 못 읽은 것도 있지만 독서 자체에 대한 권태를 느끼던 시기였는데 너무 좋은 책을 만났다. 외국 고전도, 신간이나 유행하는 sf도 끌리지 않아 《토지》만 천천히 읽는 중이었다. 책의 본문에 언급된 책으로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을 채운 게 오랜만이다.

《이야기는 오래 산다》는 한겨레에서 30년 넘게 재직하다가 2022년에 정년퇴직하신 문학전문기자의 책이다. 일반 기업에서 명예퇴직이 아닌 정년퇴직이라니. 게다가 한겨레 신문 1호가 창간하기도 전인 초창기에 입사하여 정년을 맞았으니, 한겨레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그리고 정년할 때까지 한 직장에 몸 담은만큼 일에 대한 애정이 많으셨을 거라 상상해본다. 오랜 기간 문학전문기자로서 작성했던 기사와 칼럼을 한데 모은 덕분에 단 한 권으로 굵직한 문학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 문학계 전반에 관한 생각, 서평 등으로 분류되어 묶여 있다. 박완서, 황현산 등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의 인터뷰나 일화가 담긴 글은 살아계시던 당시에 쓰인 글임에도 왠지 저자가 저 분들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좋은 것은 전부 국내 작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나름 어영부영 독서 세월이 쌓여 이미 읽은 책도, 너무 유명하여 안 읽어봤지만 제목을 아는 책도 많았지만 역시 아직 안 읽어본 책이 더 많다. 그러나 오랫동안 읽히지 않아 이제 절판된 책도 많고, 대부분이 너무 구형의 판이라는 게 아쉽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처럼 한국문학도 더 흥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몇 년 전 출간되던 문학동네 출판사의 한국문학 시리즈가 그리워진다. ㅜ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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