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위로 - 답답한 인생의 방정식이 선명히 풀리는 시간
이강룡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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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안 차리면 지금 읽고 있는 게 과학책인지 인문학책인지 알 수가 없다. 분명 MRI의 원리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시너지 효과와 셰익스피어, 윌리엄 포크너까지 등장한다. 빛의 파동성과 입자성에 관한 이야기부터 우주에 관한 것까지 과학 지식은 물리학에 한정돼 있는데, 인문학적 사색으로 뻗어나가는 흐름이 참신하다. 분명 저자는 과학 비전공자라는데 상대성 이론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너무 간단하게 설명해버린다. (사실 한편으로는 이건 비전공자라서 가능한 서술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전공자라면 이것도 알려주고 싶고 저것도 알려주고 싶어 글이 길어지는 바람에 결국 나같은 비전공자는 상대성 이론에서 또 멀어졌을 것이다.)

결론은 굳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과학인가 인문학인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모든 학문은 서로 연결돼 있고 그 학문은 삶의 지혜와 닿아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과학교육계에서 융합교육의 붐이 분 적이 있고 과학과 인문학을 버무리려 시도한 신간도 몇번 읽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읽으면서 참신하긴 해도 그래도 어딘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도 문득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미묘한 차이에서 오는 갭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나라면 쓸 수 없는 이야기를 읽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그리고 저자도 '일상 용어와 과학 용어'라는 챕터를 따로 마련해서 혹시 오개념이 생기지 않도록 다시 짚어준다.

*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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