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것에 대해 여러 사람이 사유하는 형식의 책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일례로 과학 잡지 epi를 좋아하는데, 자이언트북스에서도 자이언트픽 시리즈를 기획했다. 1월마다 발간 되는 책의 첫번째 주제가 '사랑'이라니 벌써 낭만적이다. 소개글을 보니 매해 첫 달마다 나올 예정이라니 읽을거리 홍수 속에서 놓치겠다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군 싶다. (책 사는 속도가 읽는 속도보다 빠른 나로서는 분기별 출판도 벅차다..) 기한 내에 읽어야 해서 빠르게 읽지만 다음 앤솔로지부터는 1년 내내 천천히 읽으면서 주제와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첫번째 단편은 다음 문장을 읽는 데 한참이 걸렸다. '감정전이'라는 환상 요소가 있긴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글이었다. 원래 사랑이 그런걸까?♦️ 다섯 편의 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김서해의 <폴터가이스트>였다. 주류 무리에서 살짝 벗어난 삶을 사는 주인공이 느끼는 미묘하고 세심한 감정이 미묘하고 세심하게 묘사돼 있다. 글 책을 끝까지 모두 읽고 나면 '사랑'의 정의가 확장된다. 이성애적 관계 외에 연대감, 연민, 환대, 뜨겁지 않고 미묘한 감정까지 모두 어우를 수 있는 마법의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SF 같은 환상 요소가 첨가되어 상상력을 넓혀주는 특별한 책이었다.*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