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문장 - 에도가와 란포

악마의 문장
에도가와 란포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2월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그다지 많은 추리소설을 읽어본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제일 처음 일본의 추리소설을 접한 건 용의자 X의 헌신이란 책이었다.
일본에는 추리소설 작가의 등용문으로 <에도가와 란포 상>이 있다고 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첫 작품에 이 상을 받고 데뷔하였다고 한다.
여러 추리소설들이 쏟아지는 일본에서 작가의 이름을 딴 상까지 있다니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으로 에도가와 란포의 책을 처음으로 읽어봤다.

책의 표지에서 지문이 나와 지문으로 범인을 찾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책의 초반을 읽고 다시 표지를 보니 단순한 지문이 아니었다.
책 표지의 지문은 꼭 악마의 얼굴처럼 지문 속에 3중 소용돌이 지문이 또 들어있는 변태문이었다.
지문이 주 단서가 되는 추리소설은 오랜만에 보는듯했지만 나름의 트릭이기에 신선했다.

가와테 집안에게 협박장을 보내던 범인이 결국에는 두 딸들을 헤치면서 가와테에 대한 복수심을 드러낸다. 
어느 추리소설들을 읽으면서 항상 범인이 누굴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다.
초반에 내가 생각한 범인일 거 같은 사람이 마지막까지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계속되는 살인 사건들의 상황으로 어느새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계속된 사건들 속에서 왜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까 답답했었다.
자세한 줄거리나 인물명을 이야기하면 바로 스포일러가 될 만큼 등장인물이 적은 점도 읽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이 책이 오래전에 나온 이야기라고 하는데 지금 읽어도 크게 어색하거나 촌스러운 느낌이 없다.
 
요즘의 추리물과는 다른 예스러움이 느껴지는 대화체가 많은 문장구조이지만 그에 따라 가독성도 좋았다. 이야기 중 귀신의 집에 대한 묘사나 상황 설정은 추리 소설보다는 공포 소설처럼 으스스 한 느낌이 나면서 흥미로웠다.
섬세한 면과 심리적인 부분을 다루는 부분은 약간 부족할지 몰라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추리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