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니, 중반부에서, 아이들의 학령기 시절에 가장 쉽고, 많은 수의 아이들이 자존감 상실의 경험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나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로서 이 부분에 많은 공감을 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학교는 아이들에게 배움에 대한 두려움을 주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부적절한 규칙으로 인한 상실감 또는 아이 자체에 대한 평가 절하의 경험 등 자존감의 문제를 상당 수 겪게 된다. 이러한 문제 상황에서 교사 뿐만 아니라 부모는 가장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인정의 신호를 계속 주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수 자체를 배움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경험이 꼭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었다. 바로 "자랑 달력"이다. 매일 저녁 아이들과 함께 하루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을 떠올려보고, 그 중에서도 자랑스러움을 느꼈던 사건 하나를 달력에 하나씩 적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해보고, 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는 본인이 경험한 것을 한번 더 자각함으로써, 나의 삶과 생활에 대해서 보다 더 능동적인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어릴 적 그렇게 활발하고 생기 넘치던 아이들이,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불안한 행동, 그늘진 행동으로 변하며, 그 이면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지 우리는 부모로서 관찰해보고 함께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그에 대한 조그마한 해답을 해주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