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얼굴이 있다면 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
고민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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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는 이러한 연애 에세이 글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렸고, 뭔가 내 일인 것처럼 마음이 아파서, 슬픈 감상에 몰아쳐서, 하루 이틀은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3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사실 예전처럼의 그 감성은 많이 희미해져, 책을 읽으면서도 사랑의 감정을 오롯하게 느끼고 싶어 두세번 반복해서 읽어내려가곤 했다.

먼저 목차를 보면서도, 사랑의 순간 순간이 떠올려진다. 사랑의 초기의 설레임의 장면이 생각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절했던 상대의 마음이 퇴색이 되고, 아픔의 긴장감으로 서로를 놓을 수 밖에 없는 사랑의 단계를 보여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로는,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혀지지 않는 이별의 순간을 표현하는 문장들이다.

화내지 않았다.

싸우지 않았고, 흥분하지 않았다.

이해하려고 했고, 이해받고 있었다.

처음처럼 뜨겁진 않았지만

서로가 곁에 있다는 것으로 위안 삼았다.

진짜 이별은

그렇게 왔다.

 

맞아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구절이었다.

격하게 나의 감정을 토해내듯이 상대와 힘겨운 감정싸움의 결과로 이별을 맞이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의 힘이 다해서, 이별의 순간을 반복하면서 서로에게 쏟는 에너지에 지칠 무렵 맞이하게 되는 이별은 참 허무하다. 이 책을 통해서도 서로 그립고 붙잡고 싶은 순간은 서로가 아니라, 함께 사랑에 무르익었던 그 때의 우리라는 걸 작가가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나 또한 젋은 시절 사랑의 경험이 없지 않았고, 6년간의 사랑의 경험_ 미완성이었지만_ 으로 힘겨운 관계를 유지해봤어서인지, 관계를 끊어낼때의 힘들었던 순간들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떠올려보게 되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고 그때의 감정을 똑같이 느낄것이고, 나를 부정하고 상대를 부정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슬픔과 질투, 비난, 증오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별은 감정에 생채기를 내게 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때의 사랑과 이별을 떠올려보면, 이 책에서 작가가 이야기했던 " 나는 내가, 그리고 네가 행복해지면 좋겠다" 라는 결론을 내게 된다.

이번 책을 통해서 일상 생활에 사랑이라는 가슴 떨리는 감정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과거의 미완성이었던 사랑과, 그 결과 슬픈 이별까지도 다시 한 번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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