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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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다닐 20대, 의지가 가득찼을 때, 친구의 권유로 함께 <독서토론모임>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는 단순히 독서를 좋아하기도 했고,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서였다. 결과는 두세번 함께 토론 모임에 참여하여 '데미안'을 읽고 해석하기도 하고 그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나쁜 사마리아인'에 대해서 통렬히 비판하기도, 또는 긍정적인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였지만, 뭔가 내게 강렬하게 다가오는 포인트가 없었기때문에 그 모임에 대한 애정이 식어 적극적인 참여를 지속하기는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그때의 경험이 떠오르고, 지금 내가 그 토론모임에 참여했더라면, 이 책의 작가처럼 다양한 생각과, 보다 더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접근으로도 가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여자들의 책 읽기는 무엇이 다를지, 여러 챕터를 통해 독서 경험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깊이 읽기 능력' 을 깨워주는 독서 토론의 힘은 무엇일지, 다양한 도서 작품 속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인간, 죽음, 여성, 사회 등 21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어라고도 할 수 있는 챕터를 구성하여, 그 속에서 독자와 함께 소통하는 내용이 참 마음에 든다. 예를 들어 요즘 코로나19와 맞물러 나도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에게서 회자되고 있는 문학 작품인 <페스트>의 독서작품을 살펴보면, 카뮈가 페스트를 출간하게된 계기를 2차 세계대전이라고 말하며, 전쟁의 공포와 귀양살이의 분위기를 질병을 통해 표현하는 장면과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작가의 의견처럼, 문명사회에서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다고 말하지만, 질병과,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속에서 재앙이 존재하는 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그런 모순이 어디 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느 독서모임에서의 주제 책에 포함될 법한 주제와 도서 제목을 목차에서 보자니, 안 읽은 책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 하여, 이번 책을 통해 나 조차서도 사적인 나만의 책 읽기를 더욱 더 가열차게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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