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바닥

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이 서적은 <한자와 나오키>의 저자 이케이도 준의 데뷔작으로 에드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저자가 실제 은행에서 근무하며 겼었던 업체의 도산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 느낌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라 하겠다.

대형은행의 융자 담당인 이기는 같은 부서의 사카모토에게 “너 나한테 빚진 거다.”란 말은 듣는다. 사카모토는 바로 그 날 차에서 시ㅍ체로 발견됐는데 사인이 알레르기로 인한 쇼크사로 밝혀진다.

그리고 사카모토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던 중 사카모토가 횡령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지며 은행은 난리가 난다. 심지어 지점장까지 해고될 위기에 처하고 항상 거들먹거리며 부하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부지점장 기타가와는 오히려 물 만난 고기처럼 설치며 독단적으로 단정하고 부하직원을 압박한다. 사카모토의 결백을 믿는 이기는 그날 아침사카모토의 말 때문에 위화감에 휩싸이는데 드는데 경찰에서는 사카모토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 되었다는 정황을 발견하고 살인사건으로 전환한다.

사카모토의 노트북과 서류를 정리하던 이기는 누군가 사카모토의 컴퓨터와 서류에 손을 댔다는 느낌을 받으며 사카모토가 누군가에게는 비밀이며 은밀한 사항을 조사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경비원이 보관하고 있는 방범비디오를 몰래 빌려 비디오점에 카피를 부탁하고 그 비디오가 없다며 난리를 치는 기타가와 부지점장으로 인해 기타가와가 과거 도쿄 실리콘의 부도는 물론 사카모토의 살인에도 관여되어 있을 수 있겠다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방범테이프 복사본을 보던 이기는 기타가와가 이기의 자리에서 자신이 정리한 사카모토의 자료에 손을 데는 것을 보면서 의심은 확신이 된다. 그때 기타가와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와 비디오테이프를 내놓으라며 협박을 해서 언쟁을 벌이고 돌려보냈는데 그날 기타가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기는 사카모토와 기타가와를 조사하면서 은행관련 회사가 사세 확장과정의 문제점이란 큰 줄기에 다다르게 되자 이기마저 죽음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과연 은행을 이용한 어떤 음모가 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만드는가?

은행원들의 사고가 과거 이기가 담당하던 도쿄 실리콘의 부도의 원인, 사카모토가 횡령한 돈의 흐름과 접점이 나타나며 이기가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 과정이 매우 박진감 있게 전개되어 독자들을 즐겁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며, 출세와 탐욕으로 인해 얼마나 인간이 사악해지고 나약해 지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이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와 조직문화에 대해 사유할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서적은 <한자와 나오키>의 뿌리에 해당하는 서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설정이 비슷한 부분이 있으며 문장의 흐름은 다소 거친 감이 있었다. 이케이도 준의 서적 중 거친 문장이 매력적이었으며 아직 원숙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이케이도 준이 원래 은행원 출신이라 은행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담겨 회사 관리파트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사건 구성의 치밀함과 반전이 다소 약하다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가독성이 우수해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장점이 있었다. <한자와 나오키>를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을 다양한 요소를 갖춘 재미있는 소설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