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적은 2차 대전 후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뮤리얼 스파크의 단편 소설 모음집으로 미스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으며 특히 다양한 여성들의 서사가 특징인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11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약 130페이지를 차지하며 많은 비중이 있는 <운전석의 여자>는 사실적인 묘사와 이야기의 치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소설에서 벗어난 누보로망 스타일의 소설로 워커홀릭에 빠져 정신적 문제가 있는 리제가 반강제 휴가를 받아 여행을 떠나며 기이한 행동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은 이미 초반에 강력 사건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하고, 즉흥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남성에게 먼저 접근하다 그녀의 독특한 옷차림 때문에 창녀로 오인해 접근하는 남자들에게는 차를 빼앗고 용의자로 만들어 버린다. 결국 정신에 문제가 있어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던 남자를 유인해 자신을 살인하도록 교사하는 줄거리는 무엇이 작가의 메시지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었다.


여러 단편 중 검은 선글라스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스터리 장르의 소설이라 가장 흥미로웠다. 리즈덴 앤드라는 마을에서 주인공은 선글라스를 끼고 그레이박사와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그녀의 기억을 떠올린다. 열세 살 때 주인공은 시먼즈의 안경점에서 시력 검사를 하다 불쾌한 신체적 접촉을 당하다 시먼즈의 누나가 나타나 그 손길에서 벗어났으나 그녀의 눈길은 자기 형제를 유혹하기라도 했다는 듯 적대적이었다. 이년 후 안경이 부서져 다시 방문한 안경점에서 다시 음흉한 손길이 다시 닿자 핀으로 시먼즈의 허벅지를 찔러 그를 떨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집을 서성이며 그 집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관심을 갖는다. 문제가 있는 점안 액을 넣고 실명한 시먼즈의 누이는 실명을 하고 그 점안 액은 당시 담당 의사였던 그레이 박사의 처방약이었다. 막대한 유산에 대한 유언장의 조작, 누이의 실명, 시먼즈와 부부가 된 그레이 박사, 결혼 후 신경쇠약이 찾아온 시먼즈, 심리학을 공부해 남편을 치료한 그레이 박사로 이어지는 내용은 주인공의 추리와 상상에 의해 몇 개의 사건에 대한 확신으로 결말을 맺는다.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살 때 현지인과 결혼했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어린 시절 친구(바늘이라 불림)를 살해한 조지 앞에 갑자기 바늘의 영혼이 나타난다. 바늘을 죽이고 동네 친구인 캐슬린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던 그에게 바늘의 출현은 그를 광인으로 만든다. 요양소로 보내졌지만 탈출해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하지만 미치광이의 진술을 믿어주지 않는다. 화자인 바늘의 영혼은 어린 시절 네 명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보며 그 네 명이 사진에서처럼 그리 사랑스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서적은 다양한 여성의 사상과 사고를 즉흥적이거나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화자의 상상력이나 순간적인 생각이 드러나는 문장이 많아 여성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줄 내용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누보로망 장르의 소설도 있고 영혼과 미신을 다루는 컬트 장르, 미스터리 장르, 전통 소설도 있어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당시의 시대상이 담긴 여성 운동가나 이성문제에서 주도권을 쥔 여성에 대해 다루는 등 여성 심리와 본성에 충실한 묘사와 내용이 많아 여성독자들에게 환영을 받을 단편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