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를 모른다

나는 그녀를 모른다
로지 월쉬 지음, 신혜연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8월

이 서적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로 아내의 과거 사진에서 거짓을 발견하며 자신이 알던 아내와는 전혀 다른 과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나타나자 지난 결혼 생활과 그녀의 출장에서 기이한 점을 발견해 추적하는 남편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부분이 우수한 소설이라 하겠다.

소설의 형식은 남편인 레오와 아내인 엠마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전개된다.

신문사에서 부고기사를 담당하는 레오와 해양생태학자이며 방송인인 엠마는 딸 루비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아내 엠마는 암 치료를 버티고 완치 판정을 받는다. 신문사에서는 유명 방송인 제러미 로스차일드의 아내이자 유명한 배우인 제니스 로스차일드가 실종되자 그녀의 부고 기사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레오에게 내린다.

아내가 암을 진단 받은 후 그녀의 부고 기사의 원고를 준비했던 레오는 집에서 다이닝룸을 정리하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의문의 봉투를 발견한다. 앞장이 뜯겨 나간 아내의 과거 여권, 졸업 사진, 편지를 발견하는데 이름이 마커 펜으로 지워져 있고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의 영구제적을 통보하는 내용이었다. 아내의 세인트앤드루스 졸업은 거짓말이었고 며칠이 지난 후 그 봉투는 자취를 감춘다. 그녀가 결혼 후 했던 말들에 대해 은밀하게 조사를 시작하자 그녀가 한 말 대부분이 거짓이었으며 심지어 이름조차 개명을 한 사실에 경악한다. 자신이 알던 아내와 실재 아내는 큰 차이가 있으며 과거 범죄 이력까지 나타나면서 레오는 큰 혼란에 빠진다.

자신의 과거를 철저하게 숨기며 살아 온 엠마는 이 거짓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회를 놓치며 거짓말이 자꾸 쌓여가자 불안함을 느낀다. 게다가 자신이 암에 걸려 생상의 위기라고 생각했던 시기 접근했던 제러미 로스차일드 가족과의 문제로 제니스가 실종된 후 남편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자꾸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과거를 알고 있는 친한 친구 질이 그녀를 데리고 갑자기 이동하면서 주변의 모든 인물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녀가 숨기고자 했던 과거를 주변 인물 모두가 알게 되는데....

과연 그녀의 비밀은 무엇일까?

이 서적은 아내 엠마의 사소한 거짓말을 의심하며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며 혼란에 빠지는 레오의 상상과 심리변화를 매우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가장 큰 특장이라 하겠다. 그녀의 과거 행적을 추적하면서 독자들도 레오처럼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내가 외간 남자를 스토킹 하여 접근 금지 처벌을 받고도 그 남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처럼 평소 언급하다 출장 시 가는 해안에 그 남자의 별장이 있고 두 사람의 통화기록이나 문자기록이 최근까지 있었던 것을 발견한다면 모든 남편들은 불륜을 의심할 것이다. 게다가 그 남자의 아내마저 실종이 된 상황이라면 모든 의혹은 아내에게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의 딸마저 아내 외도의 결과라 예상하는 중반부까지의 내용은 독자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소설의 중반 이후까지 엠마의 비밀이 무엇인가를 상상하며 독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부분이 매우 우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는 다른 정서를 지닌 후반부의 전개는 예상을 뛰어 넘는 부분이라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우리는 결혼의 시작부터 중요한 부분에서 거짓말을 하며 살아온 아내를 며칠 만에 용서하고 다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을까?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까? 사랑에 대해 많은 사유를 던질 미스터리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