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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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연남동 사랑방 빨래방에서 인연을 맺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힐링과 행복을 전한다는 연작 소설로 가가박해지는 현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할 소설이라 하겠다.

연남동에서 아내와 가족들의 추억의 장소인 단독주택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장영감은 반려건 진돌이와 둘이서 생활한다. 의사인 아들은 건물을 다시 지어 시류에 맞게 임대를 하자고 제안하지만 장영감은 그 제안을 전혀 받아드릴 생각이 없다. 진돌이가 이불에 소변을 보자 세탁을 하러 빨래방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문제의 노트를 발견한다. 다른 사람의 하소연이 적혀있는 메모를 본 장영감은 연륜에서 묻어나는 조언을 글로 남긴다.

연립주택에 어린 딸, 보일러 회사 수리기사인 남편과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미라는 전세가격 인상과 재취업 실패로 상황이 좋지 않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나희는 아직 소변을 가리지 못해 이불에 소변을 봐서 미라는 홀로 빨래방을 찾았다 노트를 보고 ‘살기 싫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의미의 글을 남긴다.

방송 드라마 유명작가인 경희의 보조 작가 중 5년 된 여름은 공모전에서 자신보다 늦게 들어와 2년밖에 되지 않은 미진은 합격하고 자신은 또 탈락하자 크게 실망한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여름은 빨래방을 찾고 노트에서 무명 가수의 사연을 읽고 버스킹을 할 노래를 적은 후 선곡 요정이란 글을 남긴다. 퇴근 후 시청까지 걸어가 버스킹을 자신이 선곡한 노래를 부르는 하준을 본 여름은 곡이 끝난 후 전 재산 만 원을 넣고 전철을 타려다 돈이 없자 다시 그곳에 가서 오천 원을 꺼내며 하준에게 차비가 없어서 거슬러 간다고 얘기한다. 하준과 여름은 노트에 메모를 남기다 하준이 인기가 오르며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그는 인기가수가 된다. 방송에서 ‘선곡요정’을 찾는다며 날짜를 정해 신촌에 버스킹을 예고하는데 두 사람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

대학 선배와 연애를 하던 연우는 선배가 친구들과의 문자에서 연우에 대해 호구이며 연우에 대해 적나라한 사생활까지 너무 가볍게 주고받은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껴 이별을 고한다, 결국 학교까지 휴학하고 빨래방을 찾은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노트에 적고 후련한 마음으로 그곳을 나오다 길 잃은 고양이를 발견한다. 어느 날 선배가 갑자기 방문해 고양이가 갑자기 집을 뛰쳐나가고 연우는 백방으로 고양이를 찾다가 고양이를 학대하는 남자를 보게 된다.

재열은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다 보이스 피싱을 당하고 자살한 동생 유열이 용의자를 그린 노트를 분실해 그것을 찾으러 빨래방을 찾는다. 그곳에서 장영감을 만난 재열은 그 노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위안과 행복을 얻었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지금 쫓고 있는 보이스 피싱 용의자에 대해 얘기한다. 그 사연을 들은 장영감과 빨래방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합심해 보이스 피싱범 검거를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장영감과 주택문제로 갈등이 깊었던 장영감의 아들 대주는 아내와 아들 수찬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외롭고 힘든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아내는 아들의 승마를 위한 거금을 보내 달라고 요구하고 아파트 보일러까지 고장이 나 장영감 집으로 들어간다. 아파트 공사비, 아들 승마비로 인해 대학병원 규정을 어기고 친구의 병원에서 성형 수술을 해주고 돈을 받다가 걸려 6개월 감봉 처분을 받고, 결국 배달 일에 뛰어 들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손까지 다쳐 두 달간 권고 휴직 통보를 받고 허탈해진 그는 자신의 심경을 빨래방 노트에 남긴다. 과연 그는 아버지 장영감과 어떤 결말을 맺을 것인가?


이 서적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언가에 상처 받고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다양한 사연들을 빨래방의 노트에 적으면 장영감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답변을 남기며 위로해 주려 노력한다. 그로 인해 장영감도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을 주변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사연을 남기거나 답변을 작성했던 모든 사람들은 위안을 받거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요즘은 80대 후반의 노인이 전철을 타도 좌석에 앉은 20대부터 40대 정도의 사람들이 자거나 핸드폰을 보면서 노인을 못 본 척 외면하는 모습이 너무 쉽게 목격된다. 그리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며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도 인사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외면하는 모습이 당연시 되는 현 사회에서 이런 빨래방이 존재할 수 있을까? 조금만 마음을 열면 따뜻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데 우리는 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을까? 독자들에게 사람답게 사는 세상의 모습을 안내하고 가슴 울림을 전해 줄 힐링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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