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다비드 디옵 지음, 목수정 옮김 / 희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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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2021년 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으로 프랑스 식민지 세네갈이 고향인 두 친구가 1차 대전에서 겪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내용으로 전투 장면의 잔혹한 묘사와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매우 섬세하고 철학적인 은유가 특징인 매우 특별한 소설이라 하겠다.


서적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주인공 알파 니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처럼 지낸 친구 마뎀바가 중상을 당해 내장이 쏟아져 내리는 상황에서 세 번이나 죽여 달라고 부탁을 했으나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긴 고통의 시간을 겪게 만든 자신을 자책하며 전쟁의 괴물이 변화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2부는 전쟁의 광기에 빠져 독일군 병사의 손을 잘라 갖고 오면서 초반에는 부대에서 영웅 취급을 받았으나 네 번째 손부터는 악마로 불리며 전우들이 알파를 피하게 되어 결국 모든 군인을 광기로 내몰던 아르망대위에 의해 한 달간 휴가로 정신 치료를 명령한다. 대위는 저주라고 생각하는 일곱 개의 잘린 손의 행방을 물었으나 알파는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다.

3부는 동료로부터 알파가 악마로 여겨지게 된 원인을 설명하는데 그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백인 친구 장 바티스트가 첫 잘린 손을 훔쳐 동료들과 장난도 치고 군모에 장식처럼 달았다가 적군의 표적이 되어 대포를 맞고 사망한 후 알파가 갖고 온 잘린 손이 저주를 부르며 알파도 그날 이후 전우들에게 악마로 불리게 되었다는 과정을 해설하고 전쟁 도중 아르망 대위의 명령을 거부한 일곱 명의 군인을 훈장과 연금으로 협박하며 묶인 상태로 호각 소리에 맞춰 참호를 뛰어나가 적군에게 죽임을 당하도록 명령한 대위의 행동을 설명하는데 알파보다 더 광인에 가까운 대위의 행동으로 인해 대위의 회유에 사실을 말하지 않는 알파의 심리를 묘사한다.

4부와 5부는 알파가 후방의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어린 시절부터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서적은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내용이 특징으로 친구 마뎀바의 죽음을 곁에서 지키며 마뎀바가 당한 죽음을 그대로 적군에게 재연해 배를 가르고 내장이 쏟아지게 만들고 손을 잘라 가장 늦게 돌아오는 알파의 전투장면 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마치 야수가 사냥을 하듯 전투 막바지까지 어둠속에서 기다리다 사냥감을 물색하여 잔혹하게 살해하고 전리품을 챙기고 방부 처리하는 장면은 소름끼칠 정도로 잔혹하다. 프랑스의 시민이 되어 경제적인 부를 쌓기 위해 참전한 전쟁에서 알파는 갈수록 인간성을 상실하고 악마로 변하되는 과정은 전쟁이 사람을 어떻게 광기에 휘둘리게 하는지 고발한다. 1차 대전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로 강제로 징용에 끌려가 알파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의 내용에 더 몰입할 수 있었으며 아르망 대위의 광기가 조선인을 차별하면서도 전진을 강요하는 일본 장교로 오버랩 되어 분노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알파가 어머니를 상실했던 고통에서 벗어나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했다는 대목은 강한 울림을 주는 장면이라 가장 인상적이었으며 몇 번에 걸쳐 그 문장을 반복해서 읽게 만들었다.


이 서적은 알파가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광기에 사로잡혀 잔혹하게 적군을 살해하는 인간 사냥꾼이 된 세네갈 병사의 광기와 전쟁의 잔혹함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로 부커상의 명성에 걸맞게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가 탁월한 소설이라 하겠다. 큰 울림을 줄 명작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고 올해 읽은 최고의 소설로 평가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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