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하인후 옮김,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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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예술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피렌체의 가장 격동의 시기인 1216년부터 1525년까지의 역사를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를 통해 소개한 서적으로 피렌체의 자유, 계층 갈등, 투쟁의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역사서라 하겠다.


서적은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피렌체의 명소를 제목으로 하여 13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는 마키아벨리를 가이드로 칭하며 그가 집필한 <피렌체사>를 다수 인용하여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다.

1부는 1216년부터 1434년까지 귀족을 몰아내고 평민이 정치를 장악한 시기를 다룬다. 우리가 미술품이 많고 천재 예술가, 유명화가가 활동하며 르네상스를 꽃 피운 지역이라 생각하는 피렌체가 같은 계급끼리 혹은 다른 계급들이 자유와 권력을 위해 피 비린내 나도록 싸웠던 도시였다는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장은 1916년 베키오 다리를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의 귀족간의 암살사건으로 두 가문간의 벌어진 싸움이 부온델몬티 가문이 우베르티 가문을 몰살하는 1239년, 그리고 추방당했던 우베르티 가문이 1260년 복수하는 내용, 다시 6년 후 교황파가 피렌체를 탈환하는 피렌체 피의 역사를 소개하며 귀족 가문들이 몰락의 길을 걷는다고 소개한다.

2장은 평민들이 정권을 장악하는 시기를 소개하는데 시뇨리아 정청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동상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이 장소가 평민들의 대표(프리오리)가 정책을 결정하는 장소이다.

절대 권력의 부패로 이어진 귀족들을 몰아내고 수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1282년 평민도 행정장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었다. 전통 귀족들이 축출당하고 생긴 자리를 부를 축적한 신흥 상공인(평민)들이 만든 조합을 대표하는 프리오리가 권력을 장악한다.

3장은 권력을 장악한 평민들이 귀족들의 악습을 닮아가며 자유와 평등의 도시가 무색하게 변질되어 간 내용을 소개한다. 1280년 교황은 전원 평민들로 구성된 정부를 구성하라 제안한다. 이때 <신곡>의 저자 단테도 정치권에 입문 한다. 그가 참전했던 캄팔디노 전투는 <신곡>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4장과 5장은 평민들의 고용인인 하층민 ‘미누티’들을 등에 업은 발테르 공작 진영과 그동안 발테르에게 박해를 받던 메디치, 카비치올리, 루첼라이 가문 사람들과 평민들이 반란을 일으켜 발테르 공작을 몰락시키고 귀족들과 평민들이 권력의 빈자리를 채우고 다시 귀족 가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메디치 가문은 평민의 편에 서서 귀족들의 반란을 진압, 다시 하층민이 중심이 되어 일으킨 치옴피 반란이 치옴피의 지도자인 미켈레 덕분에 진정이 되고 권력을 잡았으나 불과 3년(1378년~1381년)만에 권력을 잃는 정권 쟁취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계급사이의 투쟁과 갈등의 역사를 해설한다.

2부는 메디치 가문의 시대(1434년~1525년)를 다룬다. 특히 저자가 인용한 <피렌체사>가 메디치가의 후원으로 집필되어서인지 메디치가에 대한 언급은 매우 조심스럽고 정중하게 표현되어 있어 저자의 객관적 해설을 눈 여겨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 가장 눈에 띠는 인물은 메디치 가문을 부상시킨 조반니의 탁월한 사상과 결정이었다. 피렌체 시민들의 정서를 자극하지 않도록 항상 검소한 모습으로 다니며 겸손하고 시민들을 존중하는 후덕함을 보여 시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으며 자식들에게 사람이 미움을 받는 이유에 대한 설명과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라는 유언으로 남기며 후대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코시모는 아버지처럼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지지 못하고 적극적인 공적 활동과 대대적인 건축 사업과 파격적인 금액을 지원한 예술가들을 양성하자 그란디들의 미움을 받아 알비치 가문의 리날도의 주도로 추방까지 당하지만 10개월 후 시뇨리아의 선거에서 친 메디치 성향의 시뇨리가 임명되자 리날도는 코시모의 사면이 임박했다는 위기감에 반란을 일으켰다가 패배하고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코시모가 귀향한다. 드디어 진정한 메디치가가 참주가 되어 피렌체를 다스리는 역사가 막을 연 인물이라 후세의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보다는 더 인상적이었다.

이 서적은 피렌체 역사의 주요 현장 13곳을 먼저 소개하면서 그곳에 대한 예술관련 작품이나 건축물을 소개하고 <피렌체사>에서 다루는 피렌체 정치, 전쟁 관련 역사를 상세하게 다룬다. 특히 계층 사이의 권력 투쟁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다루고 분석하여 역사적 교훈을 제시한 부분이 가장 큰 특징으로 지배자의 관용과 양심에 대해 이성을 따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13세기 피렌체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 정치와 사회를 발전시키며 유럽 최초의 혁명도 일으키고 우리가 당연시하는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렇게 정치와 문화가 번성하던 피렌체도 권력을 장악한 평민들이 귀족과 그란디들처럼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탐욕을 부리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재 계층 사이의 빈부 격차가 갈수록 크게 벌어지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정권을 장악한 세력은 위엄을 버리고 국민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을 만족시키는 정책을 펴 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란 생각이 든다. 국가와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충고와 조언을 선사할 유익한 역사서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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