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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 ㅣ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미술사에서 검정색이 어떤 역할과 의미를 지니며 발전했는지 널리 알려진 명화화 이외의 작품을 통해 설명하며 작품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해설한 내용이 미술사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전달할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의 시작은 예술의 역사에서 검정이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대중에게 인식되고 예술가들이 다루었는지 간략하게 설명한다. 인쇄술의 등장과 함께 그동안 냉대를 받던 검정이 귀족들의 초상화로 인해 이상적인 색으로 여겨졌으며 사실주의와 상징주의에서 특별한 의미를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검정의 과학과 완벽한 검정색인 블랙키스트 블랙(빛이 흡수율)99.995%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은 저자가 ‘꼭 봐야 할 작품들’에서 소개한 명화와 검정의 의미를 설명한 내용이었다. 휘슬러의 ‘화가의 어머니’에서 회색과 흰색의 뉘앙스를 조절한 도전이었다는 설명, 마네의 ‘제비꽃 장식을 한 베르트 모리조’에서 검은 옷으로 인해 여인의 피부를 더욱 뽀얗게 보이며 그녀의 눈동자마저 원래의 녹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그려 색조의 대립을 통한 아름다움을 창조한 내용, 피카소의 ‘게르니카’에서 그리자유 기법을 사용한 대비로 마치 사진을 보는 듯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설명 등은 검은색을 사용한 화가에 따라 작품의 느낌이 전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외의 작품들’에서는 명화를 넘어 조각 작품, 목판화, 사진 등 다양한 작품에서 검정색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 서적의 가장 큰 특징은 수록된 명화나 작품의 선명도가 매우 우수하다는 부분이다. 특히 몇 개의 명화의 경우 부분을 확대하거나 전면을 확대해 두 페이지에 걸쳐 보여 주는데 다른 서적과 달리 매우 선명하여 독자들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검정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선명도를 높인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의 경우 확대한 그림을 봐야 처형자들에 대한 사실저인 묘사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 좋았다. 명화를 감상하며 검정색이 지닌 다양한 의미와 미술 사조에 따라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유익한 교양서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