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카롭게 살겠다, 내 글이 곧 내 이름이 될 때까지
미셸 딘 지음, 김승욱 옮김 / 마티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미국과 영국에서 20세기 문화계에서 평론이나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인 여성들에 대한 생애를 소개한 서적으로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큰 영향을 주었던 활동과 그녀들의 저작물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많은 인물들이 평론가로 주목을 받으며 서로 주장이 다른 경쟁관계에 있기도 했으며 상대와 대척점에서 벌인 미묘한 신경전까지 기록하고 있어 20세기 미국의 문화계를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라 하겠다.
서적의 형식이 독특하다 한 명의 생애를 소개하며 문화계의 주목을 받은 전성기까지 기술하고 다음 인물과의 관계를 연결하며 마지막 활동까지 소개한다. 특히 한나 아렌트의 경우 다른 인물들과 달리 평론가는 아니면서 당시 뉴욕의 대표적인 평론가들인 등장인물들과 가장 많은 관련을 지어 설명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은 뉴욕에서 평론가로 활동하며 지명도를 쌓은 여성들이다. 맨 앞에 소개한 도러시 파커는 시, 풍자작가, 연극비평, 소설가로 활동하다 허리우드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며 <스타탄생>으로 오스카상까지 수상한다.
유일한 영국인으로 파커와 비슷한 시기 당대의 여성작가로 주목을 받은 리베카 웨스트는 먼저 비평가로 유명했다. 하지만 남의 글을 신랄한 비판했던 글이 자신의 작품에는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으로 작용한다. 특히 그녀가 인종차별적인 말을 한 부분과 나치의 만행을 단순 범죄로 일반적 범주로 표현한 부분은 도덕적 태만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컸고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은 한나 아렌트의 활동과 아렌트와 깊은 관련이 있는 메리 매카시를 비롯한 다른 여성 작가들과의 연결고리였다. 워낙 철학자로 유명한 한나 아렌트의 생애와 활동은 이미 다른 서적에서 충분히 접하여 확인하는 차원에서 읽어 내려갔는데 당시 그녀가 여성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부분이 여성의 차별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유대인이라 지위가 더 큰 장벽이란 설명은 새로운 접근법이었다. 가장 최근에 읽은 한나 아렌트의 유작 <정신의 삶>을 완성한 작가 메리 매카시로 기억했던 매카시가 <콘 스피리토>라는 문학신문에 날카로운 서평을 써서 주목을 받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소설로 유명하게 되었다는 내용과 아렌트와 매카시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제3자는 보았지만 평생 우정을 나눈 내용을 유대감으로 해석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도 베트남전을 반대하고 1988년 방한해 한국문인들의 석방을 요구했던 것으로 나의 기억에 있었던 수전 손택을 비롯해 총 12명의 여성 작가를 소개한다. 차별이 존재하던 20세기 문화계를 선도하며 남성보다 냉철한 비평과 작품으로 여성들의 사회 참여와 운동에 초석이 되었던 미국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유익한 서적이었다.
이 서적에서 소개하는 작가들 대부분이 생소했다. 이유는 그녀들이 시, 소설을 비롯한 순수문학작품보다 에세이나 비평가로서 산문, 비평문, 시나리오 작품으로 명성을 누렸기 때문이었다. 국내에 단편작인 에세이나 비평 글이 소개되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문화비평가의 글이나 말이 작품의 성패에 큰 영향을 끼쳤기에 이 작가들의 활동이 언론과 사회의 주목을 받은 듯하다. 20세기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여성 작가들의 파란 만장한 생애, 일화, 작품을 알 수 있고 당시 문화계의 분위기와 여성운동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익한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