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한국문단의 거장 이문열 작가가 엄선한 10권의 중단편 모음집 중 2권으로 죽음의 미학편이다. 톨스토이를 비롯한 9명의 세계적인 작가의 중단편에서 다루어진 죽음에 대한 서사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울림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로스트의 단편 <발다샤르 실방드의 죽음>은 조카 알렉시스가 13세에 친척 아저씨인 자작이 중병에 걸린 것을 안 당시의 슬픈 심정과 시간이 지나며 무뎌지는 슬픔의 감정과 자작이 죽음을 마주하며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며 삶을 정리하는 내용을 두 개의 관점으로 담고 있다. 회복과 악화를 겪으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자작의 마지막 며칠은 격정 자체였다. 모두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의지나 사유를 잃어버린 사흘을 보낸 후 악몽에서 깨어나 인도로 출항할 배를 보고 멀리서 들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과거 어머니를 비롯해 자신에게 사랑을 주었던 사람들을 회상하며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하는 내용과 이문열 작가가 해설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습작이란 설명이 인상적이었고 공감이 갔다.

헤르만 헤세의 <크놀프>는 헤르만 헤세가 청소년시기 방황하며 힘들어 했던 내용이 녹아든 소설로 13세에 연상의 여인에게 사랑에 빠져 그녀가 제시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라틴어 학교를 자퇴하고 일반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그 여성의 사랑을 얻지 못하자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평생을 방랑과 유랑을 하다 중병에 걸려 고향으로 돌아가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내용이다. 그의 마지막 여정에서 만난 그의 친구들은 모두 그를 친절하게 대하고 최선을 다해 그를 도우려 하지만 크놀프는 마지막까지 유랑을 고집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원망하다 만난 신과의 대화를 통해 방황하는 삶 자체도 안주하는 사람들에게 자유에 대한 향수를 촉발시키는 의미가 있었으며 신이 자신과 모든 것을 함께 체험하며 사랑했다는 따뜻한 얘기를 듣고 천사의 부름을 받으며 이 세상을 떠난다.

 

이 서적에 소개된 9편 모두가 황금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스포일러 많을 것 같아 두 편의 줄거리만 대략 요약했지만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울림을 줄 내용이 많았다. 다만 <구명정>에서 4명 중 상륙 후 죽음을 맞은 기관사에 대한 의미는 파악하기 힘들어 혼자 많은 시간 고민에 빠졌었다.

이 서적은 주옥같은 중단편 9편으로 구상되어 있으며 죽음의 미학을 통해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가 삶과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1993년 초판을 수정하며 시대에 맞게 추가된 유명작가의 고전들을 세련된 번역으로 만나는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 한 권의 서적에서 깊이 있는 사유에 빠지게 할 대단한 문장들과 이문열 작가의 심도 있는 해설이 독자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소장가치가 높은 고전을 통해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할 서적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