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거짓말 두 번째 이야기 인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2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유럽의 세계사에서 암흑기로 규정한 중세시대를 인도, 이슬람, 중국, 서양, 한국의 중세를 고르게 다룬 서적으로 유럽 중심의 세계관을 탈피하는 데 도움을 줄 서적이라 하겠다.

 

저자는 그의 첫 번째 서적처럼 유럽 중심의 세계관이나 역사적 사료를 강하게 부정한다.

서적은 총 2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 세계사적 관점에서 중세시대를 정리한 후 인도, 이슬람, 서양, 중국, 한국의 5파트의 중세를 역사, 사상, 문화, 예술 등 4개의 장으로 동일하게 할애한다.

인도의 중세는 굽타왕조가 붕괴되고 무굴제국이 번성한 1000년으로 규정한다. 불교의 타락과 힌두교의 득세 후 힌두교가 인도의 중세를 장악하며 신분제가 뿌리 내린다. 인도파트에서는 인도의 문학 파트에 눈길이 갔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타고르가 일본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찬양한 인물임을 밝히고 그가 영국의 지배에 대해 반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우리나라를 위해 쓴 시도 대수롭지 않는 글로 평가한다.

이슬람의 중세는 당시 가장 번성했으며 모든 분야에서 가장 높은 단계였다고 평가한다. 십지군 전쟁을 통한 유럽의 제국주의가 이슬람문명의 지식과 이슬람이 구축한 방대한 세계 무역 권을 받아들여 유럽이 근대를 장악할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고 한다. 유럽의 오리엔탈리즘은 식민지를 지배하는 제국을 정당화하고 현재까지도 무슬림을 테리리스트로 묘사하고 있다. 중세 이슬람의 사상은 당시 유럽에 비해 종교적 자유를 인정하며 발전하여 이미 8세기에 민주주의와 유사한 정치제도를 실현했다. 이슬람 파트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아라비안나이트>에 대한 문학 분야였다. 이 서적은 원본이 시리아 필사본이 아니고 서양판인 프랑스 작가의 번안된 작품이며 제국주의적 시각으로 가득한 내용이란 지적이었다. 아랍세계를 음란하고 비도덕적으로 사회로 묘사한 외설적인 내용이 대부분인 프랑스판, 영어판 번역이 대부분이라 이슬람 사회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각인시키는 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가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유럽의 중세는 900만 명을 학살한 기독교사회의 마녀재판을 유럽사에서 다루지 않는 점, 중세의 암흑기를 주도한 가톨릭이 교황을 주축으로 한 지배체제에 대해 모든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은 원인으로 기독교와 수도원을 지목한다.

 

이 서적의 특징은 근대와 현대를 주도한 유럽의 관점이 아닌 세계사적 관점으로 중세를 기술하고 있다는 부분이라 하겠다. 세계사를 왜곡하고 조작한 유럽의 시각을 비판하며 이슬람, 인도, 중국, 한국의 중세를 많은 비중으로 다루며 다소 주관적인 주장을 하여 한쪽으로 치우친 중세의 역사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 다소 거칠고 부정적 표현을 많이 사용한 내용이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워낙 기울어진 시각에 대한 경각심을 위한 저자의 선택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껏 접하지 못했던 중세의 사상을 비롯한 인문학적 내용을 통해 중세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을 줄 서적이라 하겠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