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양의 마음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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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사랑, 특히 가족애에 대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요즘 방치되거나 학대받는 어린이에 대한 뉴스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무관심과 학대를 당하는 중학교 2학년 사춘기 소녀 2명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압권인 소설의 내용을 통해 진정한 가족, 자녀들에 대한 사랑에 관하여 깊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의미 있는 소설이라 하겠다.


다섯 살 유주는 가족과 물놀이를 하다 물에 휩쓸렸으나 주변 아저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2주후 그 아저씨가 돌연사하고 장례식장에서 유주의 아버지는 자격지심으로 인해 행패를 부린다. 유주의 남동생은 미숙아로 태어나 세상을 떠나고 부모에게 동생 잡아먹은 아이로 취급을 받으며 무관심과 방임된 상태로 다섯 살 이후 어린 시절을 외롭게 보낸다. 다섯 살 상미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를 쳐다보다 아이스크림을 사준 여인의 손을 잡고 버스를 탈 찰라 큰고모에게 구출된다. 상미는 자신의 가난한 환경을 저주하며 자신이 그때 그 아줌마를 따라 갔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을 거란 생각을 지니며 성장한다. 중학교 2학년이 된 상미는 핸드폰조차 갖지 못하고 피시방 갈 돈조차 없는 여름방학에 피난처로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도서관을 찾는다. 상미와 같은 학교에서 왕따인 유주도 죽음을 연상시킨다는 생각이 드는 서가를 보기위해 도서관을 같은 시기 찾는다. 그곳에서 30대의 진영이 두 소녀에게 접근하여 아무런 이유 없이 밥과 간식을 사주기 시작한다. 진영은 10년 전 남편이 유주를 구하고 2주 후 사망한 남자의 부인으로 유주 어머니의 인스타를 보고 행복한 삶을 산다고 여기고 유주를 찾은 것이었다. 인스타와 달리 사랑도 받지 못하고 방치된 유주를 보며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진영의 사랑은 깊어간다. 유주는 진영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해 상미에게 강한 질투심을 은연중에 느낀다.

과거 진영은 아버지가 12세까지 자신의 몸의 곳곳을 만지는 성폭력을 당해 피난처로 택한 결혼생활이 남편의 죽음으로 실패하며 다시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가 역겨운 아버지의 살림을 봐주고 용돈을 받아 피난처로 고시원을 얻고 아이들과 식사를 하며 상미와 유주의 가정문제에 대한 아픔과 고민을 들으며 상처를 지닌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서 가족에게서 느껴 보지 못한 사랑을 주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부모로서의 본능이 커져간다.

수련회를 갈 회비조차 주지 않는 부모로 인해 유주와 상미는 진영의 고시원에서 자신들만의 수련회를 보내게 되는데 푸짐한 고기를 먹고 화장도 배우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늦은 시간 상미의 부탁으로 진영과 산책을 나온 사이 고시원에 화재가 발생하여 유주는 혼수상태가 된다.

화재사건의 취재로 인해 10년 전 유주와 진영과의 관계로 집중되며 진영은 유주 부모에게 강한 오해를 사고 괴롭힘을 당하다 진영의 아버지가 쥐어준 합의금으로 인해 유주 부모의 괴롭힘에서 진영은 해방된다. 학교에서는 상미가 불타는 고시원에서 혼자 도망쳤다는 소문이 퍼지며 상미는 완벽한 외톨이가 된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유주의 충격적인 거짓 고백으로 성 추행범을 물리친 소녀로 알려지며 학교의 스타가 되고 부모의 관심을 받으며 진영과 상미와는 결별한다. 과연 대학생이 된 유주는 상미와 진영(본명은 혜윤)이 보낸 SNS에 응답할 것인가?


코로나 19로 인해 요즘 방치되거나 학대를 받거나 사건을 일으키는 소년범죄에 대한 뉴스가 잦아졌다. 가족 공동체의 몰락은 사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 하겠다. 이해할 수 없는 상미, 유주, 혜윤 부모의 방임과 만행에 대한 진실이 전반부를 차지하여 읽는데 마음이 매우 불편하였다. 그 아픔 속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쌓이던 사랑이 질투와 사랑을 독점하기 위한 유주의 거짓말로 인해 무너져 버린 순간 허탈하였다.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유주가 선택한 거짓말. 가족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타인의 관계에서 느꼈던 세 사람의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표현한 문장은 사춘기 아이들이 원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가족이 붕괴되면 이 사회는 지탱하지 못한다. 국가는 과거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졌지만 갈수록 힘들어하는 많은 청소년들의 아픔을 우리 사회는 반드시 보듬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서적으로 소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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