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셰익스피어를 말하다 셰익스피어 에세이 3부작
안경환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저자의 셰익스피어 에세이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법과 문학’에 중심을 둔 에세이라 하겠다. 널리 알려진 멕베스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역사관련 영국의 왕들에 대한 희곡을 소개한 작품으로 법학자의 전문적 시각이 투영된 에세이로 다른 시각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분석할 기회를 주는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16장으로 나누여져 있다. 10장은 셰익스피어 작품이 아닌 저자가 영국 헌정의 원리를 설명한 서적으로 16세기 시대 상황에서의 왕, 의회, 종교, 법을 셰익스피어 어떻게 작품에 투영시켰는지 해설한다.


1장은 널리 알려진 <맥베스>를 해설하는 내용에서 이미 몇 차례 작품을 읽었고 작품에 대한 느낌이 뇌리에 남아 저자의 독특한 분석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멕베스의 가장 큰 죄가 영아 살해이고 맥베스의 전체주의 독재는 미래에 대한 전쟁이고 미래세대에 대한 학살이란 표현과 주인공이 마녀이며 역사의 주체성을 구비하면서 철학적 지혜를 갖춘 생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의견은 마치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하였다.

2장은 현대 사회에서 납득하기도 어렵고 공감도 안 가는 작품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페트루치오가 <니코마스 윤리학>에 제시된 덕의 설계자란 설명이 흥미로웠다.

3장 <페리클레스>에서 법이라는 인위적 질서는 대체로 강자의 편에 선다는 저자의 해석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권력자들의 행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다이애나 신전에서 3명의 가족이 재회하는 것은 출산, 양육, 모성에 대한 신성한 제의라는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4장 <사랑의 헛수고>는 결말이 허무해 내용 자체는 지루했지만 저자가 메인플롯, 서브플롯에 대한 해설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보게 하려는 수고가 담겨있었다.


기타 역사와 신화가 가미된 <심벨린>, 셰익스피어의 시로 불린 <소네트>,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 <비너스와 아도니스>까지는 가독성이 좋은 저자의 식견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어진 약간은 지루한 영국의 왕들에 대한 희곡은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셰익스피어를 지원한 왕실의 입맛에 맞게 정치, 법, 사랑, 종교를 각색한 내용을 소개하여 역사적 진실과 시대를 반영한 희곡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 서적은 셰익스피어를 법학자의 눈으로 연구한 저자가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서적으로서 요즘 젊은 세대가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거나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셰익스피어데 대한 관심을 모으고자 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종합적인 텍스트로서 거대한 지성과 감성의 체계라는 저자의 의견은 우리세대에게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특히 법과 관련된 전문적인 해석은 무심코 지나쳤던 텍스트를 분석하고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이 서적을 통해 젊은 세대의 독자들도 고전을 보는 방식을 배우며 재미를 느낀다면 분명 지혜를 쌓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