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여자의 일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김도일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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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1980년대 중반에 발표한 고이즈미 기미코의 단편 추리소설 모음집으로 최근 미스터리 소설에서 보여 지는 충격적인 반전은 없지만 당시의 추리소설을 파악하는 데 참고가 될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총 8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인은 여자의 일>은 경력도 길고 대가들을 상대하던 편집자 시카고는 우연히 소개받은 미스터리 작가를 지망하는 신이치에게 반한다. 그에게 호감을 느끼던 중 그의 아내 고즈에를 만나고 고즈에의 평범함에 우월감과 살의를 느끼며 신이치를 다양한 핑계로 술자리로 불러낸다. 편집기자인 쿄코(고즈에의 고교동창)를 만나 고즈에가 파티에서 다른 남성과 바람을 피웠다는 얘기를 들은 시카고는 신이치를 불러 술에 취해 그 이야기를 가볍게 전하고 그로인해 다음날 고즈에가 자살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확실하지 않은 얘기를 전한 잘못을 빌고 자살을 막기 위해 옥상으로 달려갔으나 옥상에서 자신이 고즈에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내용이다.

<살의를 품고 어둠속으로>는 리카코는 남편인 와카하라를 유혹하면서 자신을 자극하는 세키코에 대한 살의를 띠고 그녀의 집근처에서 돌을 들고 기다리다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해 도망치게 한다. 다음날 세키코는 묻지마 살인범에 의해 살인을 당하고 그 범인의 자백에 경악하면서 웃음 짓게 된다. 과연 그 범인의 자백은?

<두 번 죽은 여자>는 왕년의 재즈가수 하루야 츠키코가 초라허고 조그만 바에서 일한 첫날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형사에게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지갑에 많은 돈이 들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며칠 후 범인을 잡고 거짓으로 진술한 돈을 받은 후 여가수의 팬인 늙은 형사가 전력을 다해 범인을 추적해 검거했다는 얘기를 듣고 그 형사를 만나 사실을 고백하려 하는데, 그 형사가 먼저 오래전 순직한 형사의 아들이 열렬한 팬이었으며 아들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충격을 받는다. 동명이인인 다른 여가수로 착각한 사실에 여가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

 

이렇게 작가의 단편은 매우 간단한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숨 막히는 긴장감은 없지만 내용을 전개하는 형식과 여성작가의 개성 넘치는 섬세한 문장이 1970, 80년대 소설의 특징을 기억나게 만든다. 물 흐르는 듯 순차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을 좋아하거나 일본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서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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