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을 쏘았다
호레이스 맥코이 지음, 송예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1930년대 대공황시기 미국에서 실제로 개최된 댄스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주인공 2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식사를 제공받고 신발과 의류를 지원 받아 쉬지 않고 춤을 추는 대회를 통해 당시 암울했던 미국의 실상을 목격할 수 있는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버스를 놓치고 우연히 만난 글로리아와 로버트는 할리우드를 기웃거리는 단역 배우들이다. 글로리아의 제안에 황당한 대회인 마라톤 댄스대회에 참가하게 된 두 사람은 1시간 50분간 춤을 추고 10분을 쉬는 강행군을 시작한다. 살인자이자 탈주범이 대회에 참석한 게 알려지며 더욱 화제가 되며 관객을 증가하고 일주일 만에 많은 팀은 탈락을 하게 된다. 여기서 흥행을 위해 댄스와 별개로 커플 달리기 경주까지 기획하며 참가자들을 극한의 고통으로 몰고 간다. 워낙 불경기에 빈부의 격차로 인해 참가자들은 빵 한 조각을 위해 몸을 움직이고 그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은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다. 여기에 광고효과를 노리는 스폰서까지 등장하면서 당시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적나라한 부분이 드러난다. 글로리아는 입만 열면 냉소적 표현과 죽고 싶다라는 말을 연발하며 다른 팀과 갈등도 일으키고 로버트의 기분을 계속 저하시킨다. 도덕 지킴이 연맹 위원들은 임산부까지 대회에 참여하는 것을 비난하며 대회를 중단시키려 하고 운영진은 더 큰 흥행을 위해 참가 팀의 위장 결혼식까지 연출하며 대회는 막장을 치닫게 되고 결국 두 건의 총기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이 서적에서 나타난 미국인들의 모습은 자본주의가 양산한 빈부의 격차를 여실히 보여준다. 남의 고통을 즐기며 대회장을 찾는 유명인사와 관객들과 생존을 위해 대회에 참여한 극빈층의 사람들의 모습은 아직 진행 중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로버트 팀을 응원하고 스폰서까지 붙도록 도와주던 레이든 부인이 로버트에게 은밀한 제안을 던지는 장면과 대회 매니저가 여성 참석자들과 막간에 벌이는 부적절한 행위, 흥행을 위해 만든 달리기 경주와 결혼식까지 연출하는 기획자의 탐욕이 현재도 인기리에 연출되는 서바이벌 대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그리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아 죽음보다 못한 인생이란 생각에 깊게 빠져 있던 글로리아와 그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 로버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게 정당한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이 서적은 1930년대 미국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빈부격차로 인해 다양한 계층이 지닌 문제점을 댄스마라톤 대회를 통해 보여주어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사회의 역할에 대해 깊은 고민을 던져 줄 서적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을 받은 서적을 읽고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