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선언
김정주 지음 / 케포이북스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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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김정주 작가의 연작 소설로 세은부터 시작해 다양한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누리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슬픔에 대한 스토리에서 우리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욕망에 대해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서적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세은과 관련 인물이 5개의 장을 차지한다. 월남전 참전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친구의 총에 맞아 사망한 아버지, 아버지를 쏜 다리 저는 친구, 남편 친구의 세컨드로 사는 어머니, 사격장에서 피스톨을 당기는 세은과 결혼까지 생각하지만 실패한 연극연출가 평발 두하의 이야기는 한 세트이다.

그리고 사망한 언니의 원혼이 붙은 여인이 매일 점을 보며 언니의 영혼과 이별하려는 여인이 두하와 하룻밤을 보내려 접근한다. 성 추행범으로 몰려 기자를 그만두고 여인들과 비정상적인 섹스를 추구하는 남자, 자기 자신과 결혼했다는 여인 등 다양하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회색 빛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서적을 색으로 정의한다면 짙은 회색이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불쾌감과 거부감을 주는 것도 예술이 지닌 하나의 특징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서 불쾌감을 느낄 대목이 꽤 있다. 평발로 신체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두하가 군대에서 학대를 받는 모습, 가족 소풍에서 세은 아버지의 관자놀이에 방아쇠를 당긴 친구가 세은 엄마를 세컨드로 두고 관음증과 집착을 보이는 내용, 사는 것보다 죽음이 더 편안하다 느껴 친구의 손가락을 빌어 가족 옆에서 자살 시도한 세은 아버지, 세컨드로 살며 명품에 집착하며 주변에 허세를 부리는 세은의 어머니, 자신의 결정으로 모든 여인과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전직 기자의 태도 등. 이런 스토리를 읽으며 외로움을 극복하고 세상의 중심테두리에 속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본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외로움은 누구나 차이는 있지만 수시로 느끼며 살고 있으며 세상에서 소외받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란 점을 생각한다면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고독과 인생에 대해 깊은 사유에 빠지게 만든 소설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이 서적은 10개의 연작 소설로 등장인물들의 연결고리도 흥미롭지만 인물들의 개성이 워낙 강해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깊이 몰입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장르의 국내 작가 서적이라 매우 독특한 특징을 지녀 많은 분들에게 생각할 소재가 많은 잿빛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을 받은 서적을 읽고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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