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 방 하나 -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권성민 지음 / 해냄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MBC 예능 PD로 입사해 해직 언론인으로 재판까지 받았던 권성민이 고향을 떠나 힘들게 살아온 서울 생활을 담고 있다. 청춘들에게 선망의 직업으로 꼽히는 공중파 예능 PD의 생활과 서울에서의 홀로 사는 생활에 대한 많은 에세이가 많은 청춘들에게 큰 울림을 줄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저자는 1997IMF 사태가 터지고 부모가 자영업을 하면서 한 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고 중학생 때부터 이미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했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며 학비와 주거지 마련을 위해 과외를 비롯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시원부터 시작해 조금씩 자기만의 공간을 넓혀 나간다. 고시원의 소음이 괴롭기도 했지만 지금은 혼자 있는 공간의 적막보다 오히려 소음을 그리워하는 심경도 고백한다. 서울에서 10년 이상을 살면서 몸살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터득하고 강한 종교적 믿음으로 방송국 입사 후 술을 거부하는 등 조금은 튀는 회사생활을 했지만 방송국 예능 피디라는 직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크게 불편을 겪지 않았다. 그에게 큰 시련이었던 해직, 재판, 복직도 담담하고 유연하게 써내려 간 글에서 그가 중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글을 썼던 습관이 발전해 대학교에서 조모임의 신으로 불리게 되고 방송국 합격까지 이룬 비결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장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습관적인 장문의 글쓰기가 저자의 성공을 가져왔다. 긴 시간을 홀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취향과 취미의 필요성과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지니게 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그동안의 삶에서 주위에 있었던 좋은 사람들의 영향이 가장 중요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나보다 20여 년이 어리고 우리 막내아들보다 10살 많은 저자의 글을 읽으며 순간순간 오히려 나와 세대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가 겪은 군 생활, 사회생활에서 느낀 부분과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의 터널을 이미 지나와서 더욱 공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부모님에 대해 더 많은 애정을 느끼는 내용과 홀로 생활하며 남보다는 더 많이 깊게 생각했던 사유의 시간이 부모와 함께 산 동년배들보다 조숙한 어른으로 만들었다는 느낌도 들어 부모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막힘없이 술술 쓴 것 같지만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할 의미 있는 텍스트가 많은 에세이라 가슴이 조금은 더 넓어진 느낌을 받은 따뜻한 에세이로 간직하고 싶다.

 

이 에세이는 서울에서 고군분투하며 홀로 살면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기록이라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은 청춘들에게 인생 선배가 전하는 희망, 행복, 도전과 삶의 의지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가 담겨있으며 가독성도 매우 우수해 많은 청춘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P 160 지식은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이전에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깨닫는 게 중요하다.

P 228 추위가 가장 괴로울 때는 따뜻함에 대한 기약이 없을 때다.

P 258 삶을 행복으로 채울 수는 없어도, 곳곳에 박혀 있는 행복의 순간들이 우리를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중략- 행복한 순간들이 삶을 반짝 반짝하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